27일 우원식 주재로 여야 회동
'대미투자법' 비준 여부 '갑론을박'
여야 입장만 확인한 채 '종료'
본회의 안건은 28일 재논의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오른쪽)가 27일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만나 기념 촬영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산 제품 관세 인상 빌미가 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두고 이견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초당적인 협력을 요청했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비준 동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27일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진행했다. 당초 오는 29일 예정된 본회의에 상정할 안건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관세 인상에 '대미투자법' 처리가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는 국제법적 구속력이 없는 행정적 합의로 국회 비준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제정(enact)이라고 표현했기 때문에 비준이 아니라 우리 국회의 입법에 주목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모적인 비준 논쟁은 끝내고 현지 투자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대미투자법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민의힘에서도 지난해 12월에 관련 법안을 발의했기 때문에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법안을 숙성시켜 속도감 있게 처리하는 데 초당적으로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본회의 상정 안건에 대해선 "민생 법안 처리에 즉각 나서야 한다"며 "지금 먼지가 쌓여가는 민생 법안만 176건인데, 갈등과 정쟁이 아무리 격렬해도 민생은 최우선 순위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 비준 동의 절차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부는 합의문을 작성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성공적인 협상이라고 얘기했다"며 "불과 몇 달 만에 합의가 완전 무효가 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초 국민의힘은 국민 경제 부담이 있기 때문에 국회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도 "정부·여당이 구속력 없는 MOU에 불과하니까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 없다고 얘기해 결과적으로 비준 동의 없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또한 "법안만 발의하면 관세가 인하된다는 것이 합의 내용이라고 해서 법안을 발의해 진행된 것으로 안다"며 "지금 와서 한국 국회가 미국과의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트럼프 대통령 메시지가 나온 것을 보면, 혹여 정부에서 국회에 알리지 않은 다른 합의 사항이나 이면 합의 사항이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증도 유발된다"고 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27일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 원내대표는 "대미투자법 발의 이후 법안을 조속하게 심의해서 의결해야 한다는 정부·여당 측 요청도 기억이 없다"며 "내가 볼 때는 정부가 제대로 알리지 않은 다른 사항이 있거나, 직무를 유기한 사항이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우 의장은 국회를 대표해 정부에 해명을 요구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요구에 따라 관세 합의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것이기 때문에 긴급 현안 질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우 의장은 전향적으로 결정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을 두고선 "먼저 논의해 처리해야 한다는 점을 민주당에 말씀드린다"고 재차 수용을 촉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쌍특검은 여의도 바닥에 오래된 악습인 검은돈 뿌리를 뽑기 위한 정치 개혁"이라면서 "민주당에서 자꾸 주저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우며, 통일교 특검도 하고 신천지 특검도 해서 정치권의 뿌리 깊은 악습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비공개 회동에서 본회의 안건을 논의했지만 이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대미투자법 역시 양측 입장만 확인한 것에 그쳤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회동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29일 개최 예정인 본회의 관련해 비쟁점 법안 상정은 양당 간 의견 차이가 있어서 전체 상정 건수에 대해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내일(28일) 여야 원내수석 간 추가 논의를 통해 법안 상정을 합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미투자법 처리 등 관세 문제에 대해선 정부로부터 사실관계를 확인한 이후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정부 의견을 충분히 듣고 사실 관계를 파악한 후 여야 간 협의를 진행하자는 의견을 모았다"며 "대미투자법은 국가 미래와 관련됐기 때문에 여야가 합의해 신중하고 정밀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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