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김건희에 징역 1년8개월 선고…'통일교 금품수수 혐의'만 일부 유죄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6.01.28 15:42  수정 2026.01.28 15:45

도이치 주가조작 가담·무상 여론조사 수수 혐의 무죄 판단

7490여만원 상당 샤넬 가방·그라프 목걸이 수수 혐의만 유죄 인정

김건희 여사. ⓒ사진공동취재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 김건희 여사에게 대해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통일교 현안 청탁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8일 오후 김건희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1심 선고공판에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압수된 그라프 목걸이 몰수와 몰수가 불가능한 샤넬 가방 및 천수삼 농축차 가액인 1281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 여사에게 총 징역 15년, 벌금 20억원, 추징금 9억4800여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로 판단하며 구형량보다 상당히 낮은 형량을 선고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지난 2009년∼2012년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돈을 대는 '전주'(錢主)로 가담한 것으로 판단했다.


여기에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주가조작 주범들과 사전에 가격을 정해놓고 서로 주식을 매매하는 '통정거래' 등을 통해 김 여사가 8억1000여만원의 부당이득금을 취한 것으로도 파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시세 조종 행위에 대한 인식이 있다고 하더라도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범 사이의 의사의 결합이 있어야 한다"며 ""피고인(김 여사)이 시세 조종 행위에 대한 인식이 있으면서 이를 용인했다 하더라도 공동정범이 성립할 수는 없다고 보인다"며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김 여사는 '명태균씨 공천개입'과 관련해선 2022년 재·보궐선거와 작년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명씨로부터 김 여사가 2억7000여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58회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것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특검팀은 판단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명태균이 피고인 부부(윤석열 전 대통령-김 여사 부부)에게 전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운영하던 미래한국연구소의 영업활동의 일환으로 정기적으로 실시하던 여론조사 결과를 피고인 부부를 비롯해 여러 사람들에게 배포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며 "이를 두고 피고인 부부가 여론조사 비용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여론조사의 대가로 지난 2022년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 보궐선거 공천을 약속받았다는 특검 측 주장에 대해서도 "실제 김 전 의원에 대한 공천은 국민의힘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위원들 사이의 토론을 거쳐 투표에 의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는 2022년 4월∼7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측으로부터 샤넬백과 그라프 목걸이 등을 수취하고 교단 현안을 부정하게 청탁받은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지난 2022년 7월 1271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을 수수한 혐의와 622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 등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서는 알선의 대가가 인정된다고 판단하며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통일교의 청탁 내용이 정부 차원의 경제적인 지원과 관련돼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고 그러한 경제적 지원을 위해 노력 중이라는 것은 피고인에게 청탁의 실현을 위해 알선 의사가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영부인(대통령 부인)은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대통령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대통령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존재"라며 "권력에 대한 금권의 접근은 다반사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위가 높을수록 이를 의식적으로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자신의 지위를 영리 추구의 수단으로 오용했다"며 "피고인은 이러한 청탁과 결부돼 공여된 고가의 사치품을 뿌리치지 못하고 수수한 다음 이를 가지고 자신을 치장하는 데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품의 수수와 관련해 금품의 전달에 관여한 주변인들에게 허위 진술을 지시하기도 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청탁을 실현시키려고 했던 정황이 발견되는 않은 점 ▲뒤늦게나마 일부 자책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별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 사유로 판단했다.



우인성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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