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공화당 심장부 텍사스 보선서 압승…트럼프 레임덕 시작됐나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6.02.02 07:08  수정 2026.02.02 07:09

지난해 대선서 트럼프 17%차 승리 지역…“대이변”


미국 텍사스주 18선거구 보궐선거에 나선 크리스천 메네피 민주당 후보가 지난달 31일 지지자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1년 만에 공화당의 텃밭이자 심장부와도 같은 지역인 텍사스주에서 대이변이 연출됐다. 텍사스주 상원 9선거구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14%포인트(p)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한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테일러 레메트 민주당 후보는 1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상원 9선거구 결선투표에서 57%의 득표율로 리 웜스갠스 후보(43%)를 14%p 차로 승리했다. 텍사스주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7%p 차로 압승한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였던 공화당이 1년 만에 지지 격차가 무려 31%p 뒤집히는 타격을 입었다. 미 온라인매체 액시오스는 “이 선거구는 수십년간 공화당 지역이었던 곳”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유권자들을 결집시키기 위해 막판 공세를 펼쳤는데도 사전 투표 우위를 선거일까지 유지했다”고 의미 부여했다.


패배의 충격은 선거 자금 규모를 비교했을 때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공화당 웜스갠스 후보는 이번 선거에 73만 달러(약 10억 6000만원)를 쏟아부으며 총력전을 펼쳤다. 반면 민주당 레메트 후보의 자금은 7만 달러에 불과했다. 켄 마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위원장은 “오늘밤 결과는 어떤 공화당 의석도 안전하지 않다는 증거”라며 “공화당의 의제가 텍사스와 전국 근로 가정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이번 패배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뼈아픈 대목은 그가 직접 나서서 지원했음에도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투표 당일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소셜에 장문의 글을 올리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그는 게시글을 통해 “오늘이 바로 그날입니다! 텍사스 제9선거구 유권자 여러분, 나가서 경이로운 후보 리 웜스갠스에게 투표하십시오”라고 독려하며 그녀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운동의 엄청난 지지자”라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MAGA 전사’라고 칭하며 보수층의 위기감을 자극했지만, 텍사스 교외 지역 유권자들은 그의 호소 대신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열린 댄 사카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 결혼식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워싱턴 정가에서는 이번 패배를 출범 1년을 맞은 트럼프 2기 정부의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유권자들의 냉혹한 심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고물가와 주거비 상승 등 서민들을 옥죄는 경제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트럼프 정부와 공화당이 민생 해결보다는 정적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나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데에만 행정력을 소진하고 있다는 비판이 티핑포인트(임계점)을 넘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텍사스 연방하원 보궐선거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이날 텍사스주 18선거구 보궐선거에서 크리스천 메네피 민주당 후보가 다른 민주당 후보인 어맨다 에드워즈를 상대로 결선투표에서 승리했다. 18선거구는 휴스턴 다운타운과 그 주변 지역을 포함한 해리스 카운티 중심부로 구성돼 있는데,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2024년 당선된 실베스터 터너 의원이 지난해 3월 돌연 사망한 뒤 이날까지 공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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