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도 문제지만 통치를 협박으로 하면 망한다
계곡 정비 성남시 행정과 국가 행정은 땅과 하늘 차이
다주택자 으름장은 정책 대신 조폭 방식 택한 것
‘패가망신’ ‘억까’ ‘빈말 같나’ 같은 표현 그만 듣고 싶어
이재명 대통령. ⓒ 연합뉴스
우리나라 대통령이 최근 SNS에 올린 글이다. 캄보디아 사람들이 쓰는 크메르 어로도 같은 내용을 게시했다.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이웃 나라를 향해 생경한 거친 언사를 퍼부었다.
항의와 결의를 전하는 말이더라도 대통령은 품격을 잃지 말아야 하고 외교적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이게 상식이고 국익이며 ‘대통령다움’이다. 어느 나라나 흉악범은 있게 마련이다. 대한민국도 예외가 아니다.
자국민이 그 범죄자들에게 피해를 봤다고 해서(피해자들도 문제가 있었던 사실은 논외로 치더라도) 그 나라 전체를 범죄 국가 취급하는 말은 금기다. 그걸 대통령이 했다.
그는 기자들의 ‘선행 매매’ 혐의 관련한 언론사 압수 수색 기사를 올리면서도 ‘주가 조작 패가망신’이라며 또 같은 말을 썼다. 참모들이 할 일을 하지 않거나 못하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정신 차려야 한다.
캄보디아 외교부가 항의성 진의 문의를 하자 그 글을 내렸다. 청와대 대변인 강유정(50, 서울, 고려대)이 해명한 말이 안쓰럽다.
‘홍보’라는 말도 적절치 않지만, ‘했다’가 아니고 ‘짐작된다’이다. 밑에서 손쓸 틈도 없이 대통령이 직접 쏘아 버린 SNS 글 수습하느라 애쓴다. 그는 벌써 트럼프처럼 X(옛 트위터)에 하루 평균 4개 글을 올리는 배틀(전투)에 여념이 없다.
그는 50~60% 지지율과 코스피 5000 돌파 등에 고무돼 있다. 대한민국에서 ‘나만큼 일 잘하고, 열심히 하고, 그것을 국민 다수가 높게 평가하는 대통령이 일찍이 없었다’라는 자부심에 취해 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수석들을 제치고 생으로 정책 설명과 실천 의지(협박과 호통)를 그만큼 많이 쓸 수가 없을 것이다. 그는 분노하고 있는가, 아니면 신나 있는 건가?
아마 둘 다일 것이다. ‘내가 이렇게 불철주야 애를 쓰고 있는데’라며 대통령과 정권에 딴지나 걸려고 하는 언론과 야당을 독하게 경멸하고 싶어 한다.
그는 (보수) 언론과 야당을 다주택자와 ‘망국적 투기’를 편드는 사람들, 집 없는 이들의 피눈물을 모르는 ‘마귀’로 치부했다. “언어 해득 능력이 유치원생 수준”이라거나 ‘억까(억지로 까기)’라는 표현도 썼다. SNS 동네 화법이다.
지독한 편견과 적대감도 읽힌다. 호통과 협박 통치는 망하는 첩경이다. 정책 대신 조폭 방식을 택한 거나 같다. 합리적인 대안보다 이념(역색깔론)과 성질로 접근하는 것 아닌가?
그를 포함해서 청와대 참모들과 민주당 의원들 대다수가 서울과 수도권 좋은 동네에 소위 똘똘한 집 한 채씩은 최소한 가지고 있다. 보수 정당 재산 순위 10위권 의원들보다는 보유 주택 수가 적고 가액이 낮을 뿐이다.
언론은 거의 없다. 필자가 현역일 때 (일원동 조합 아파트를 제외하면) 서울 강남에 집을 가지고 있는 기자들은 극소수였다. 필자도 상계동 거주자였다.
다주택자는 더욱 없었다. 있을 수가 없다. 강북에 조그만 아파트를 겨우 살 수 있는 형편에 어떻게 억대 강남 아파트 등 다수를 살 수 있나?
보수 정당과 보수 언론이 진보좌파 정권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다주택 소유를 범죄로 보는 이분법적, 선악 개념에 의한 수요 억제 정책을 펴기 때문이다. 공급을 확대하면 ‘토건 세력’과 투기꾼들 배만 불린다는 뒤틀린 사고가 그 뒤에 있다.
그러면서 자기들은 뒤에서 몰래 집을 사고 고가에 세를 놓는다. 하지만 이것이 나쁘다는 뜻만은 아니다.
경제 법칙이고 시장 원리이기 때문이다. 임대 소득을 원하는(물론 월세 말고 장차 매매 차익도 노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다주택자가 있어야 ‘피눈물’ 흘리는 무주택자들이 세 들어 사는 집이 생기는 것이다.
대통령은 이 나라를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이라고 부르며 “수술할 건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마치 보수 정권이 안 한 걸 진보 정권이 마침내 하겠다는 식이다.
그러나 노무현-문재인 정권이 부동산 잡는 데 실패한 건 천하가 아는 사실이다. 그들은 시장 원리에 따르는 정책보다 ‘투기꾼들과의 전쟁’을 선택했다. 그것이 이재명 정권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는 급기야 ‘정부 이기는 시장 없다’라는 해괴한 오기 ‘독트린’ 선언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윤석열을 연상시킨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정부에 지나 보자”라고 벼르고 있다. 나라가 정상이 아니다.
이 ‘업적’이 ‘이재명 독트린’을 낳았다. 위험하다. 닭갈비-가라오케 불법 영업 계곡 정비는 나라의 부동산 정책과 비교할 수 없는, 의지와 보상책만 있으면 손쉽게 달성하는 수준의 단순 행정이다. 땅과 하늘의 차이다.
주가 5000도 그렇다. 소수만 거액을 벌고 따라갔다가 ‘패가망신’하고 있는 다수 투자자들 ‘피눈물’은 못 보는 열광이다. 이들의 원성은 떳떳하지 못하니 안 들릴 뿐인데, 정권은 이것을 이용하고 있다.
사용하는 언어도 그렇고 모든 것들이 ‘대통령다움’과 거리가 멀다. 청와대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생각 많이 해야 한다. 제어가 필요하다.
ⓒ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