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중견기업 대출·주식 투자 확대…'생산적 금융' 전환 시동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6.02.25 07:05  수정 2026.02.25 07:05

예대율 산정 방식도 손질…비수도권 95% 가중치 적용해 우대

자산 5조 이상 대형사 체크카드 출시 허용…고객 기반 확대 기대

건전성 관리는 강화…대형사에 은행 수준 BIS 자본규제 단계 도입

"기존 제도 틀 바꿔 의미 커…'생산적 금융' 맞춰 업권 역할 재정립"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업권 전반의 규제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저축은행중앙회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규제 체계를 전면 손질한다.


대출 대상을 기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확대하고, 주식 등 유가증권 투자 여력도 대폭 늘리는 한편, 대형 저축은행에는 은행 수준의 자본 규제를 단계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규제 개편이 저축은행의 '생산적 금융' 전환을 촉진하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2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23일 저축은행중앙회에서 12개 저축은행 대표, 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 등 유관기관 관계자와 함께 간담회를 열고 '저축은행 건전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저축은행의 생산적 금융 기능 강화를 위해 영업 대상을 기존 서민·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까지 확대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현행 상호저축은행법은 신용공여 총액 대비 영업구역 내 개인·중소기업 여신 비율을 수도권 50%, 지방 4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 비율 산정에 중견기업도 포함된다.


성장 잠재력이 큰 중견기업으로 자금 공급이 확대되면서 저축은행의 여신 포트폴리오도 한층 다변화될 전망이다.


투자운용 규제도 완화된다. 유가증권 보유 한도는 현행 자기자본의 50%에서 100%로 확대된다. 비상장주식과 회사채는 10%에서 20%로, 집합투자증권은 20%에서 40%로 각각 상향된다.


그동안 보수적 운용 기조에 제한을 받아온 투자 전략이 한층 유연해지면서 채권·주식 등 운용 다변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 금융 활성화를 위해 예대율 산정 방식도 손질한다. 비수도권 대출에는 95%의 가중치를 적용해 우대하고, 수도권 대출에는 105%를 부과해 지역 대출 확대를 유도할 방침이다.


영업 규제도 완화된다. 자산 5조원 이상의 대형 저축은행에는 독자적인 체크카드 출시 권한이 부여된다. 고객 기반 확대와 브랜드 경쟁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손질되는 셈이다.


이와 함께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에 대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와의 연계투자를 허용하고, 사잇돌대출도 개인사업자 상품을 분리해 운영한다. 아울러 중·대형 저축은행의 법인·개인사업자 대출 한도도 일부 상향된다.


다만, 규제 완화와 동시에 건전성 관리의 강도는 높아진다. 당국은 저축은행 규모별로 차등화된 건전성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대형사에 대해서는 은행 수준의 국제결제은행(BIS) 자본규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발전방안이 업권의 숨통을 틔우는 동시에 '생산적 금융'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견기업 대출 확대가 이번 개편의 핵심으로 보인다. 그동안 서민·중소기업 중심 구조에 묶여 중견기업 대출이 지역 여신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한계가 있었는데, 제도 틀 자체를 바꿨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생산적 금융 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업권 역할을 재정립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유가증권·동일인 여신 한도 완화 역시 저축은행들의 포트폴리오 구성에 적잖은 변화를 줄 수 있다. 결국 영업 기반을 넓혀 서민금융을 보다 안정적으로 확대하라는 신호로 읽힌다"며 "체크카드 역시 대형사들이 자체 혜택을 설계할 수 있게 돼 차별화 경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