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얼마나 가까웠나…지선·재보선 달구는 李 후광? [정국 기상대]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입력 2026.02.26 04:00  수정 2026.02.26 04:00

'明 접점' 부각한 주자들 잇단 출마

'이재명과의 동행' 서사 확산에

SNS 공개 언급까지 선거 자산화

때로 정치적 논란으로 번지기도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 국가관광전략회의'에 입장하고 있다.ⓒ뉴시스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선거판이 이재명 대통령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정렬되는 양상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6월 선거의 화두는 '대통령과의 직접적인 접점'이다. 통상적인 친명(친이재명) 마케팅을 넘어 이 대통령과 얼마나 가까이에서 국정을 수행했는지, 대통령의 공개 언급이나 이른바 '샤라웃'(shout out)을 받았는지가 경쟁력을 가늠하는 요소로 부상 중이다.


대통령과 접점을 전면에 내세운 인사들이 속속 선거전에 합류하는 가운데 강원도지사에 출마하는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과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서울시장 출마를 앞둔 정원오 성동구청장, 인천시장 선거를 준비 중인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같은 흐름 속에서 거론되는 인물이다.


우상호 전 정무수석은 대통령과의 동행 서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우 전 수석은 다음달 2일 강원도 원주에서 저서 '대통령 이재명과의 동행' 출판 기념회를 연다. 우 전 수석은 이에 앞서 원주·춘천 등 주요 도시의 전통시장을 방문하며 지역 민심을 청취하는 등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우 전 수석은 이재명 정부 초대 정무수석으로 국정 전반의 내밀한 조율을 맡았으며, 대통령과 가장 가까웠던 인물이라는 상징을 지역 선거 국면에서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의 행보도 정치권의 이목을 끌고 있다. 단순한 보궐선거 출마를 넘어, 이 대통령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인천 계양을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하며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을 잇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 전 대변인은 성남시장·경기도지사 시절부터 이 대통령과 인연을 이어온 인물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는 청와대 제1부속실장과 대변인을 맡아 이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왔다.


김 전 대변인은 전날(24일) 서울 국회에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1시간가량 면담하고 출마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김 전 대변인은 오는 2일 인천 계양구에서 '쉬운 정치, 김남준'이란 이름의 북콘서트도 예고했다. 김 전 대변인은 북콘서트 안내 글에서 "이재명의 어깨에서 보고 배운 모든 것을 기록했다"며 "치열했던 현장의 고민과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고 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경우 대통령의 공개 언급 이후 정치적 위상이 급격히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한 지자체장에서 '이재명급 행정가'로 그를 격상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민주당 서울시장 유력 후보로 분류되는 정 구청장은 다음 달 4일 구청장직을 내려놓은 뒤, 5일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엑스(X·옛 트위터)에 서울 성동구의 구정 만족도 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정 구청장이 일을 잘하기는 잘하나 보다. 나의 성남시장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 나는 명함도 못 내밀 듯"이라고 적었다.


이처럼 대통령과의 '접점'은 경력이나 직함에만 머물지 않는다. 과거 함께한 이력과 공개 발언, SNS 공유, 공식 일정에서의 언급이 겹치며 선명하게 드러난다는 점이 특징이다. 청와대 만찬 자리의 한마디, 엑스 게시물의 한 줄 언급은 인물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대통령과의 근접성은 선거 국면에서 일종의 정치적 후광으로 인식되는 양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6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 시정연설을 위해 입장하며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달 초 청와대에서 열린 만찬에서도 상징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민주당 대표 시절 함께했던 1기 원내지도부를 청와대로 불러 비공개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찬대 의원이 했던 발언이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박 의원은 대통령에게 "시장합니다"라고 말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겉으로는 배가 고프다는 의미였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를 인천시장 선거 출마 의지를 대통령 앞에서 우회적으로 밝힌 발언이자, 일종의 '출마 보고'로 받아들여졌다. 이후 두 사람의 공개 메시지 교환은 역사 이슈로도 이어졌다.


박 의원은 최근 안중근 의사의 유묵이 국내로 돌아온 사실을 엑스를 통해 알리며 귀환 과정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해당 게시물을 자신의 엑스에 공유하며 박 의원의 성과에 힘을 실어줬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은 때로 정치적 논란으로 번지기도 한다. 선거 국면에서는 대통령의 공개 언급과 SNS 공유가 중립성 논란을 동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통령이 지역 공약과 연계된 게시물을 직접 공유한 점에서 선거 국면과의 연관성을 둘러싼 해석이 뒤따랐다. 최근 부산시장 출마가 거론되는 전재수 의원의 게시물을 대통령이 SNS에서 공유하면서 정치적 논란이 즉각 불거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엑스에 '글로벌 해양수도 부산'을 향한 구상을 강조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부산 지역 성과를 적은 전 의원의 게시글을 공유했다. 이재명 정부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 출신인 전 의원은 부산 18개 지역구 중 유일한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지난해 12월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휘말리자 장관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이 대통령의 SNS 공유와 공개 언급이 선거 국면에서 사실상 지원 효과를 낳고 있다고 보고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통령은 선거 개입과 수사 개입 의혹을 즉각 중단하라"며 "대통령의 선거 개입 의혹은 대통령 직무의 중립성과 공정성은 물론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 사안이다. 특정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행위이자, 명백한 권력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민주 민주당 선임대변인은 "대통령의 SNS 게시물 공유를 두고 '선거 개입' '권력 남용'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법적 근거도, 상식적 설득력도 없는 억지 주장에 불과하다"며 "정책 성과를 설명한 내용을 공유한 것은 대통령으로서 국민과의 약속을 책임 있게 이행하겠다는 당연한 책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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