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누르고 증시는 띄운다” 기조에 머니무브 주목
서울 아파트값 하락 전환 속 코스피는 6000선도 돌파
부동산 매각 자금 증시 유입 움직임 가시화되나
주식 차익 실현 후 주택 매입 활용 가능성도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6월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고강도 대출 규제로 인해 부동산 시장의 진입 장벽이 높아진 가운데 증시는 활황세를 보이고 있어 아파트와 주식간 자금 이동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보유 중이던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고 금융투자 상품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시사하면서 자금 이동에 더욱 불을 붙이게 될지 주목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부동산 가격 안정화와 자본시장 활성화를 정책 기조로 내세우면서 향후 부동산 시장에서 자본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이 더욱 뚜렷해질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부동산과 증시는 뚜렷한 대비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경우,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을 앞두고 서울에선 아파트 매물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집값 상승세도 한 풀 꺾였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1025건으로 한 달 새 22.7% 증가했다. 여기에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하는 주간아파트가격을 살펴보면 2월 넷째 주 기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아파트값은 하락 전환한 상태다.
부동산 시장과 달리 증시는 활황세다. 코스피지수는 5000 달성에 이어 6000선을 돌파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간 전쟁 발발로 중동지역에서의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전날 타격을 받기도 했지만 올 들어 뚜렷한 우상향 기조다.
이러한 뚜렷한 대비 속에 최근 대통령까지 부동산을 매각하면서 향후 머니무브의 패러다임 변화가 본격화될지 귀추가 쏠린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김혜경 여사와 공동 보유 중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를 29억원에 매물로 내놨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주택 처분에 대해 “대통령은 집을 팔고 이 돈으로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른 금융 투자를 하는 게 경제적으로 이득이라고 생각한다”며 “(아파트를) 갖고 있는 게 더 손해라고 생각해서 매물로 내놓은 것 같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부동산에서 증시로 머니무브 본격화되나
이 대통령의 이러한 행보는 그동안 부동산 시장 과열로 자금이 과도하게 쏠리는 현상을 비판해 온 것과 맞닿아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실수요 외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에 대한 문제를 직접적으로 수차례 비판해오기도 했다.
반면 자본시장에서는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며 저평가된 국내 증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벗어나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단 오찬 간담회에서 “부동산에 묶여 있던 돈이 생산적 자본시장으로 흘러가는 조짐이 나타나는 건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정부가 앞으로도 보유세·거래세 관련 세제 개편과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부동산 시장을 압박하고 자본시장으로 자금 흐름을 유도하는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보여 이러한 머니 무브가 더욱 본격화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그동안 부동산 시장에선 투자와 관련해 고가 주택에 대한 수익률이 가장 좋았는데 이젠 수익을 실현하는 움직임이 추세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고가 주택이 밀집된 강남권 주택들이 매물로 나오며 현금화돼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일단 5월 9일까지 다주택을 처분할 시일을 내준 만큼 이후엔 부동산 시장에서 자금 이동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보유세 강화가 예상돼 부동산 매각 움직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뉴시스
주식으로 불어난 자금, 다시 부동산으로 이동?
다만 자금 이동이 양방향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시가 단기간 급등하면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실현한 뒤 주택 매수 자금에 보태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급매물 증가와 가격 조정이 맞물릴 경우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갈 것이란 관측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의원(국민의힘)이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주택 자금조달계획서 관련 자료에 따르면 주식·채권을 매각해 주택 매입에 활용한 비중이 점차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채권을 팔아 주택 매입에 보탠 자금은 지난 2024년 3조1800억원(2.6%)에서 지난해 5조8361억원(3.1%)으로 늘어났다. 올해 1월 기준으로 주식·채권을 매도해 주택 매입에 활용한 금액은 5287억원으로 비중도 4.3%까지 확대됐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美 IAU 교수)은 “최근 부동산 거래에서 주식을 팔아 주택 매입 자금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눈에 띌 정도인 것은 아니다”면서도 “단기적으로 자금 흐름은 주식 시장 움직임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자산이든 계속 오를 수는 없고 코스피도 단기간에 3000에서 6000에서 올랐다”며 “투자가 아닌 실거주 수요자들이 주식으로 차익을 실현하면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위해 주택을 매입하려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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