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팟캐스트, 오디오보다 20배 빠르다
비디오 팟캐스트, 진행자-출연자 대화 영상 콘텐츠로 소비
비디오 팟캐스트가 글로벌 플랫폼 경쟁의 새로운 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비디오 팟캐스트는 기존 오디오 중심의 팟캐스트에 영상 요소를 결합한 형식으로, 진행자와 출연자의 대화를 스튜디오 촬영 등으로 기록해 영상 콘텐츠로 소비하도록 만든 포맷이다. 비교적 제작 비용이 낮으면서도 시청자의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어 플랫폼들이 주목하는 콘텐츠 유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유튜브가 주도해 온 시장에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로 진입하고, 스포티파이와 애플까지 가세하면서 ‘가볍게 소비되는 영상형 대화 콘텐츠’를 둘러싼 경쟁이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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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최근 코미디언 피트 데이비슨(Pete Davidson)과 전 NFL 선수 마이클 어빈(Michael Irvin) 등이 진행하는 오리지널 비디오 팟캐스트를 공개하며 새로운 포맷 실험에 나섰다. 동시에 스포티파이와 아이하트미디어(iHeartMedia) 등 주요 팟캐스트 플랫폼과 협력해 기존 비디오 팟캐스트 라이브러리를 플랫폼에 추가했다. 자체 제작과 외부 콘텐츠 확보를 병행하며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인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도 공식 전략으로 확인됐다. 넷플릭스는 주주 서한을 통해 "영화와 시리즈 외에도 비디오 팟캐스트 등 새로운 콘텐츠 형식으로 영역을 확장하겠다"고 밝히며 비디오 팟캐스트를 하나의 콘텐츠 카테고리로 명시했다. 글로벌 OTT가 대화형 콘텐츠를 전략 영역으로 선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시장 성장세 역시 가파르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팟캐스트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307억 달러로 추산되며, 2030년에는 131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팟캐스트 청취자 규모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텔레프롬프터(Teleprompter)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 세계 팟캐스트 청취자는 5억 8410만 명으로 집계되며, 2027년에는 6억 520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소비 확대 속에서 팟캐스트는 점차 영상 기반 콘텐츠로 확장되는 흐름을 보인다. 미국의 경우 주간 팟캐스트 청취자의 40%가 비디오 팟캐스트를 선호한다고 답했으며, 팟캐스트를 발견하는 플랫폼으로는 유튜브(31%)가 1위, 스포티파이(24%)가 2위로 나타났다.
현재 이 시장 중심에 있는 플랫폼은 유튜브다. 영상 중심의 플랫폼이라는 구조적 강점 덕분이다. 수많은 크리에이터가 제작하는 다양한 영상 콘텐츠 사이에서 대화형 콘텐츠 역시 자연스럽게 소비되며 비디오 팟캐스트 형태로 확장됐다는 분석이다. 기존 영상 콘텐츠와 동일한 추천 알고리즘과 검색 기능을 활용해 노출될 수 있다는 점도 유튜브가 비디오 팟캐스트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키울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들 사이에서도 비디오 팟캐스트 형식으로 콘텐츠를 확장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유즈'를 운영하는 크리에이터 유즈는 "기존에도 의견을 나누는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어 왔지만 한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형식의 콘텐츠를 시리즈로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편집이나 연출에 힘을 주기보다는 보면서 듣거나, 소리만 들어도 괜찮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가 2025년 12월 공식 블로그를 통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TV 화면에서의 팟캐스트 시청 시간은 2024년 10월 4억 시간에서 2025년 10월 7억 시간으로 약 두 배 증가했다.
스포티파이는 이미 이 흐름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온 기업이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출발한 스포티파이는 2020년 비디오 팟캐스트 기능을 도입한 후, 5년 동안 팟캐스트 산업에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현재 플랫폼에는 43만 개 이상의 비디오 팟캐스트가 등록돼 있으며 영상 콘텐츠 소비 증가 속도는 오디오 콘텐츠보다 약 20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스포티파이에서 영상 콘텐츠를 이용한 이용자는 3억 5000만 명 이상으로, 전년 대비 65% 증가한 수치다.
지난 6일에는 스포티파이는 하이브와 글로벌 콘텐츠 제휴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플랫폼에 공식 비디오 팟캐스트 채널을 개설한다고 밝혔다.
애플도 경쟁에 합류할 채비를 마쳤다. 아이팟(iPod) 시대부터 팟캐스트 생태계를 이끌어온 애플은 올해 자사 '애플 팟캐스트' 앱에 영상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용자는 앱에서 비디오 팟캐스트를 바로 찾아보고 시청할 수 있으며, 크리에이터는 콘텐츠 중간에 영상 광고를 삽입할 수 있게 된다. 팟캐스트 생태계의 초기 주역이었던 애플이 영상 기반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했던 만큼, 이번 기능 추가는 경쟁력 회복을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비디오 팟캐스트는 제작비 부담이 비교적 낮고 제작 주기가 짧아 꾸준한 콘텐츠 공급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대형 콘텐츠와는 다른 방식으로 플랫폼 이용자와 접점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활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화면에 집중하지 않아도 소비할 수 있어 집에서 TV를 켜 둔 채 가볍게 시청하는 이용자 수요를 흡수할 수 있고, 광고 삽입도 비교적 자연스러운 포맷이다. 넷플릭스가 비디오 팟캐스트 실험을 확대하는 것도 이러한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서로 다른 출발점을 가진 플랫폼들이 동시에 비디오 팟캐스트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은, 이 포맷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새로운 콘텐츠 전략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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