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공연도 ‘플미 거래’…BTS 광화문 공연이 드러낸 암표 규제 허점 [D:이슈]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3.13 13:00  수정 2026.03.13 13:02

중국 업자 성행에 내국인 우선 예매 수요 높아지지만…업계 “외국인 수요 고려하면 조심스러워”

방탄소년단(BTS) 광화문 무료 공연을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티켓 프리미엄 거래 시도가 이어지면서 암표 규제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무료 공연임에도 웃돈 거래 정황이 확인되면서 플랫폼 중심 단속만으로는 암표 문제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탄소년단(왼쪽), 광화문 무료 공연이 프리미엄 가격이 붙어 거래되는 모습 ⓒ빅히트뮤직, 샤오홍슈

13일 엑스(X·옛 트위터)와 중국 SNS 샤오홍슈 등에서는 BTS 광화문 공연 티켓을 양도하거나 프리미엄 가격을 붙여 판매하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시야가 좋은 좌석을 확보했다며 가격을 제시하거나 개인 메시지를 통해 거래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온라인 거래 정황은 정부 단속 과정에서도 확인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요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와 티켓베이 등을 모니터링 한 결과 BTS 광화문 공연과 오는 4월 열리는 고양 콘서트의 암표 게시글 1868건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불법 판매가 의심되는 4건, 105매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정부는 최근 암표 거래를 막기 위한 제도 정비에 나선 상태다. 국회는 지난 1월 공연 티켓 부정 거래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8월 2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안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티켓 대량 구매 뿐 아니라 입장권 부정구매·부정판매를 금지하고 위반 시 판매 금액의 최대 50배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티켓 재판매 플랫폼 등 통신판매중개업자에게 부정 거래 방지를 위한 기술적·관리적 조치 의무도 부여했다.


다만 이번 광화문 공연 사례는 플랫폼 중심 규제의 한계를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최대 티켓 중고 거래 플랫폼인 티켓베이는 무료 공연 티켓 거래가 불가능하다. 그런데 실제 거래는 SNS나 해외 플랫폼 등 비제도권 채널을 통해 시도되고 있기 때문이다.


티켓베이 측은 제도권 플랫폼 규제가 오히려 거래 수요를 음지로 이동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회사 측은 “제도권 플랫폼에 대한 규제 강화는 거래 수요가 모니터링 사각지대인 SNS나 해외 사이트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소비자 보호 장치가 없는 시장 확대로 이어져 사기 피해 증가 등 사회적 비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암표 거래가 단순한 중고 거래가 아니라 1차 예매 단계에서부터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지난 11일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케이팝(K-POP) 공연 티켓을 대량 예매한 뒤 되팔아 약 71억원 상당의 수익을 올린 암표 조직 일당 16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놀(NOL, 옛 인터파크)티켓과 멜론티켓 등 예매 사이트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티켓을 선점한 뒤 회원 1300여명 규모의 SNS 단체방에서 시세 정보를 공유하며 되팔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팬덤 사이에서는 암표 문제의 근본 원인이 2차 거래가 아니라 1차 예매 구조에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팬 커뮤니티 등에서는 매크로 조직이나 해외 업자들이 예매 단계에서 티켓을 선점한다는 불만이 이어지며 내국인 우선 예매 제도 도입이나 실명 인증 강화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실적으로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 공연업계 관계자는 “예매 과정에서는 매크로 등 비정상 접속을 모니터링하고 사후에도 부정 예매 여부를 확인한다”면서도 “SNS나 개인 간 거래로 넘어간 뒤에는 플랫폼이 직접 개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국인 우선 예매와 관련해서는 “업계에서 실제로 그렇게 운영한 사례는 거의 없고 외국인 관광 수요까지 고려하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며 “아직까지는 국적과 관계없이 먼저 접속해 대기열에 들어온 순서대로 티켓을 배정하는 방식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BTS 소속사 하이브는 암표 거래 및 부정 입장 방지 대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이브는 “온라인상 불법 양도 게시글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신고 조치를 통해 암표 거래를 차단하는 한편, 전체 관객을 대상으로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암표 거래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구역에는 추가 인증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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