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 수수료 수익' 노리고 약 1만회 현금 인출…대법 "사기죄 인정"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6.03.18 09:08  수정 2026.03.18 09:08

안마시술소 업주 등 3명, 벌금 400만원~600만원 확정

"컴퓨터 입력행위로 사람 착오 일으켰다면 사기죄 해당"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데일리안DB

현금자동화기기(ATM) 수수료 수익을 노리고 비정상적인 현금 인출을 반복해 사기 혐의를 받는 일당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는 사기 및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모씨 등 3명에게 400만원~6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 1월 확정했다.


안마시술소나 마사지업소를 운영하던 박씨 등은 지난 2018년 5월∼6월 수수료 이익을 위해 업소에 ATM를 설치하고 한 인터넷은행 체크카드로 약 8000회∼1만회 현금을 인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해당 인터넷은행은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체크카드 ATM 이용 수수료를 밴(VAN·Value Added Network)사인 A사에 고객 대신 지급하는 서비스에 나섰다. 현금 출금 수수료는 1회당 1020원, 계좌이체는 1회당 850원이었다.


이에 박씨 등은 업소 내 ATM 활용 거래 시 A사로부터 수수료 400원을 지급받는 내용의 계약을 맺고 하루에 적게는 50여회, 많게는 600여회가량 1만원을 반복적으로 인출한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실제로 카카오뱅크 수수료 정산 업무 담당자는 약정에 따라 A사에 수수료를 지급했고, 박씨 등은 그중 일부를 정산받았다.


쟁점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지 않은 피고인들의 행위를 사기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였다.


형법상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해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행위를 말한다. 기존 대법원 판례는 재산변동에 관한 사무가 사람의 개입 없이 컴퓨터 등에 의해 기계적·자동적으로 처리되는 경우 등과 같이 사람에 대한 기망행위가 수반되지 않으면 사기죄로 처벌할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비록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정보를 입력하는 등의 행위가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는 사람을 직접적인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런 행위로 인해 정보처리의 결과를 통해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는 사람을 착오에 빠뜨렸다면 사람에 대한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런 법리에 따라 박씨 등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각각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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