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도시를 하나의 살아 있는 유기체로 바라보는 회화 작업을 이어온 박준형 작가가 개인전 '시간의 풍경 사이'를 통해 관람객과 만난다.
이번 전시는 2026년 3월 24일부터 4월 4일까지 미앤갤러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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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은 도시의 구조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감각을 ‘산책자’의 시선으로 포착해온 작가다. 그의 작업은 빽빽한 건축물과 자연의 요소가 교차하는 풍경 속에서, 인공과 자연이 충돌하면서도 공존하는 지점을 탐구한다. 이러한 시선은 도시를 단순한 생활 공간이 아닌, 끊임없이 변화하는 생명체로 바라보게 만든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되는 지점은 작가의 제작 방식이다. 그는 유화 물감의 밀도와 점성을 조절하며 화면 위에 여러 층을 쌓고, 다시 긁어내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 같은 ‘해체와 구축’의 회화적 과정은 도시가 생성되고 사라지며 재편되는 구조와 맞닿아 있다.
화면 위에 축적된 시간의 층은 단순한 풍경을 넘어, 현대인이 경험하는 불안과 긴장,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되는 사유의 시간을 담아낸다.
작품 속에서는 도시의 직선성과 자연의 곡선, 구상과 추상이 서로 대비되면서도 하나의 장면 안에서 균형을 이룬다. 특히 화면을 가로지르는 ‘길’의 모티프는 서로 다른 세계를 연결하는 통로이자, 우리가 잊고 있던 본질로 돌아가게 하는 상징적 장치로 읽힌다. 이는 관람자로 하여금 익숙한 도시를 낯설게 바라보고, 일상의 풍경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도록 유도한다.
전시는 빠른 속도와 효율성이 지배하는 시대 속에서 ‘느림’과 ‘사유’의 가치를 다시 환기한다. 박준형의 회화는 관람객에게 단순한 시각적 감상을 넘어, 시간의 결을 따라 걷는 경험을 제안한다. 결국 그의 작품이 보여주는 것은 도시도 자연도 아닌, 그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우리 내면의 풍경일 것이다.
한편, 전시는 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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