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거취 표명하라"…100분간 노조 및 주주들 '이권 카르텔' 강력 비판
임기 마지막 날 김영섭 대표, AI·보안 중심 본질 강화로 고객 신뢰 회복 총력 다짐
KT가 31일 서울 KT 연구개발센터 2층 강당에서 제44기 정기주주총회를 가졌다. 사진은 인사말을 하는 김영섭 KT 대표이사ⓒ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KT가 박윤영 대표이사를 공식 선임하면서 '박윤영 호(號)' 가 닻을 올렸다. 이날로 임기가 만료되는 김영섭 대표는 주주총회 의장을 맡아주주들로부터 빗발치는 거버넌스 쇄신 요구에 진땀을 뺐다.
KT는 31일 서울 KT 연구개발센터 2층 강당에서 제44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박윤영 후보자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을 의결했다.
이날 주총장에는 오전 8시부터 주주들의 입장이 시작됐으며, 지정 좌석제 운영과 엄격한 출입 통제 속 긴장감 있는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박윤영 후보자는 자리하지 않았다.
작년 침해 사고 사과…새 경영진·이사회 통한 신뢰 최우선 다짐
이날 의장을 맡은 김영섭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발생한 침해사고로 심려를 끼쳐 드려 사과드린다. 전사적인 보안 체계 재정립에 최선을 다하겠다. 모든 업무의 본질을 강화해 고객이 신뢰하는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이날 새로운 CEO를 선임하게 된다. 이사회는 공정한 평가와 투명한 절차를 통해 최종 후보를 선정했다. 앞으로도 고객 신뢰 최우선으로 기업 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주총이 진행된 100분간 현장에서는 주주 자격으로 참석한 노조원들과 개인주주들이 잇따라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경영진을 향한 강력한 거버넌스 개혁과 경영 쇄신을 요구했다.
김영섭 대표가 의장인사를 마치자 마자, 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은 이사회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지배구조 핵심인 이사회의 전횡으로 KT가 경영 위기에 처해있다. 컴플라이언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견제와 감시는 고사하고 이사회가 이권 카르텔의 본거지가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사들은 즉시 사퇴하고 사과해야 한다. 양심이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KT 정상화를 위해 주주들에게 사과하고 거취 표명하는 것을 시작으로 주총을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결사항 논의 전 A주주는 조승아 사외이사의 무자격 논란, 전 경영진 위법 행위 등을 꼬집었다.
KT가 31일 서울 KT 연구개발센터 2층 강당에서 제44기 정기주주총회를 가졌다. 사진은 인사말을 하는 김영섭 KT 대표이사ⓒ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SEC 과징금·무자격 이사 논란에 주주 성토
A주주는 "(조 이사의) 위법 활동 당시 지급된 급여에 대해 환수했는지, 환수했다면 얼마나 환수했는지 알려달라. 또한 상품권 깡 비자금 조성, 불법 정치자금 제공 등으로 SEC(미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630만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사실로 주주대표 소송이 제기됐고 대법원에서 파기환송을 했음에도 관련 보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영섭 대표는 "조승아 사외이사와 관련해 기존 사업보고서 공시 정정 사항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받았고, 환수는 하지 않는 것이 마땅한 것으로 보고 받았다. 로펌 판단에 따르며 그 때까지 근무를 한 것들을 인정하는 대법 판결이 있었다"고 답했다.
전 경영진의 위법 행위 관련해서는 "고등법원에 계류 중인 사건이어서 말씀 드리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에 A주주는 "무대포로 경영하니 뭉개고 가겠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 대표는 "조승아 무자격 논란은 송구하게 생각한다. 사전에 점검하지 못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 본인 일이니까 본인이 잘 알테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답했다.
KT의 뉴욕 증시 상장 폐지 요구에 대해서는 "개인 입장으로서는 KT가 글로벌 사업에 진출해야 하기 때문에 상장을 유지하며 적극적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반대 의사를 표했다.
B주주는 특별배당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장민 KT 재무실장은 "2024년도 보다 2025년도 이익이 성장한 것은 2024년도 자회사 설립하고 특별 명예퇴직을 받으면서 1조원 가까운 돈이 인건비로 지급됐다. 2025년도에는 연결 기준으로 구의역 근처 강북 지역 개발 사업 하면서 매출 1조원, 이익 5000억원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당 2000원 수준 배당 수준을 2400원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2024년부터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라 2028년까지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소각 계획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B주주가 "이익을 많이 냈으면 주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김 의장은 "지속적인 성장 발전을 위한 의사결정을 경영진과 이사회 모두가 공동으로 깊이 논의하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사내·사외이사 선임 건과 관련해서도 주주들과의 진통이 이어졌다. A주주는 "정관을 위반한 이사 4명(김용헌·김성철·곽우영·김성철)은 철판을 깔았다. 이들도 사퇴하고 두 달 이내 임시 주총으로 새롭게 이사들을 선임할 것을 주장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주주가 박윤영 대표이사 선임의 건에 대해 "전문적인 경영자로 보이고 전문 네트워크 기술에 탁월한 지식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박 후보자가 KT를 잘 이끌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하자 A주주는 "박윤영 후보자는 사회적으로 물의 빚은 불법 정치자금 제공에 가담했다. 흠결이 많은 위법한 행위를 한 대표이사를 선임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영섭 대표는 "발행주식에서 의견 보내준 주주들이 68.45%이며 의결권 주식 수 대비 참석률은 71.5%다. 박윤영 후보 선임 찬성률은 90%가 넘는다. 상당히 높은 주주의 찬성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용완 KT 사외이사가 31일 KT 제44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배당·주가도 아쉬워 성토에…김영섭 "새 경영진 주주 친화 경영 힘쓸 것"
이 밖에 D주주는 배당 성향에 대한 아쉬움을 E주는 실망스러운 주가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요구했다. D주주가 "일반 배당주만도 못하다"고 지적하자 김영섭 대표는 "현재 ROE는 9.9%"라며 "회사가 주주환원을 세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 경영진, 이사회에서는 여러 의견을 받아들이고 검토해 주주 친화적인 KT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영섭 의장은 "임기 당시 20년 만에 주가가 5만원을 넘겼다. 좀 더 노력하면 기술 변화에 적응 하면 빠른 속도로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주 여러분들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김미영 위원장이 이사회에 사과와 거취 표명을 재차 요청하자 김용완 사외이사는 "여러분들이 말씀하신 사항을 잘 참고해 잘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현장에서는 '엉터리 감사'라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김영섭 의장은 "경영진, 이사회가 새로 구성되면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장내를 정리했다.
한편 KT는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사외이사 명칭 변경, 전자주주총회 도입, 감사위원 분리선임 인원 상향,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 승인 의무 반영 안건 등을 원안대로 승인시켰다.
사내이사에는 박윤영 전 KT 사장, 박현진 kt밀리의 서재 대표가 각각 3년, 1년 임기로 신규선임됐다.
김영한 숭실대학교 전자정보공학부 교수가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으며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으로 권명숙 전 인텔코리아 대표이사, 서진석 EY한영 총괄대표가 신규선임됐다. 임기는 각각 3년이다.
이에 따라 KT 이사회는 사외이사 7명, 사내이사 2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이날 KT는 지식재산권 수익화를 위해 사업목적에 지적재산권의 관리, 라이선스 및 기타 처분에 관한 사업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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