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용 TDF, 저비용 ETF와 경쟁해야
가입자에게 선택 부담 전가하는 구조
"사용자 역할 강화와 디폴트 옵션
제도 개선으로 수익률 제고 꾀해야"
퇴직연금 시장에서 생애주기펀드(Target Date Fund·TDF)가 존재감을 키워가는 가운데 국민 노후 대비 강화 차원에서 제도 보완 필요성이 제기된다. ⓒAI이미지
퇴직연금 시장에서 생애주기펀드(Target Date Fund·TDF)가 존재감을 키워가는 가운데 국민 노후 대비 강화 차원에서 제도 보완 필요성이 제기된다.
2050년, 2055년 등 은퇴 목표 시점에 맞춰 자산배분 투자를 돕는 TDF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 중인 만큼, 저변 확대를 위해 사용자 역할 강화 등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TDF 연간수익률은 13.7%로 파악됐다.
전체 퇴직연금 수익률 6.5%(잠정치)의 2배 수준으로, 디폴트옵션 수익률(3.7%)보다는 4배가량 높았다.
재작년에도 TDF 수익률(13.7%)은 전체 퇴직연금 수익률(6.5%)을 크게 웃돌았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수익률이 주목받는 가운데 지난해 TDF 순자산 규모는 전년 대비 55.2%(9조원) 증가한 25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같은 목표 시점의 TDF 상품 사이에서 수익률 격차가 확인되는 점은 주의할 대목으로 꼽힌다.
일례로 지난해 목표 시점이 2055년인 TDF 상품 가운데서 최대·최소 수익률 격차는 24.5%포인트에 달했다.
홍원구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제도적으로 목표일 단위의 획일적 평가·비교 체계는 한계를 가진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향후 TDF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목표일 외 운용 전략·위험자산 민감도·성과 지속성 등을 함께 고려한 비교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 인식에 바탕해 금감원은 기업공시 서식을 개정했다.
운용 전략을 이해하기 쉽게 도표·그래프를 병기하도록 했고, 투자 목표 시점을 포함해 5년 단위별 위험자산·안전자산 목표 비중을 명확히 표시하도록 했다.
"TDF, 비용 개선 노력 필요"
퇴직연금 시장에서 빠르게 몸집을 불려가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자체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 비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2년 말 금융투자사의 퇴직연금 적립금 중 ETF 및 TDF 규모는 각각 3조9000억원, 2조8000억원으로 파악됐다.
일년 뒤인 2023년 말에는 ETF 규모(7조7000억원)가 TDF 규모(4조7000억원)의 2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거래 편의성은 물론 비용 구조에서도 ETF가 TDF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어 격차 확대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홍 연구원은 "ETF가 등장하면서 TDF 비용이 부각되고 있다"며 "(TDF 관련) 비용 개선 노력이 있어야 한다. 비용 절감을 위해 직접 운용 펀드를 확대하거나 ETF 중심의 TDF 확대 등이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디폴트 옵션·표준 선택지 관련 사용자 책임 확대해야"
가입자에게 선택 부담을 떠넘기는 현 구조에서 벗어나 사용자 역할 강화와 연계된 디폴트 옵션 제도 개선을 통해 연금시장 자체의 질적 개선을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보 비대칭과 금융 이해도 한계로 가입자가 '안전성'만 고려해 상품을 택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사업주 및 퇴직연금 사업자의 역할을 강화하되, 이에 상응하는 면책과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홍 연구원은 "디폴트 옵션 제도는 가입자가 별도의 투자 의사결정을 하지 않더라도 장기적인 자산배분 전략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라며 "TDF는 생애주기 기반 자산배분 전략을 제공하는 대표적 투자상품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입자가 수십 개의 상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현행 방식 대신, 사용자 역할을 강화해 가입자 선택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사용자가 보수형 TDF, 중립형 TDF, 공격형 TDF 등 '표준 선택지'를 구성·제공할 수 있는 권한 및 책임을 부여하는 방안을 고민해 볼 수 있다.
홍 연구원은 "디폴트 옵션과 표준 선택지 설정에 대한 사용자 책임을 확대하고, 이에 상응하는 면책과 지원 체계를 마련할 경우, TDF를 중심으로 한 자동 자산배분 구조는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에 실질적 기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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