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애플과의 특허소송전으로 인해 요즘 심기가 불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느긋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직은 애플과의 특허소송전 주도권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기 때문에 삼성의 정당한 권리를 지키는 데 필요한 모든 법적인 조치를 취하는 등 기존 원칙대로 강경대응할 방침이다.
최근 갤럭시탭 10.1에 이어 갤럭시 넥서스(사진)까지 미국 내에서 판매금지 조치를 당했지만 전체 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데다 갤럭시노트와 갤럭시S3 등 대체가능한 전략폰이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갤럭시탭 10.1 판매금지 가처분 결정과 관련해 항고할 때까지 집행을 유해해 달라는 집행정지 요청을 했지만 이마저 기각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넥서스의 판매금지 조치에 대해서도 집행정지 신청을 한 상태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애플에 2연패를 당하면서 최근 출시한 갤럭시S3도 조만간 특허소송에 휘말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잇단 판매금지 명령, 수세에 몰린 삼성전자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의 루시 고 판사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각) 구글과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제작한 스마트폰 갤럭시 넥서스가 자사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애플이 제기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10.1 미국 내 판매금지가 결정된 지 불과 3일 만의 일이었다.
애플이 주장한 특허침해는 ▲음성명령기능 ‘시리’와 관련된 통합검색 특허 ▲개선된 ‘밀어서 잠금 해제’ 기능 특허 ▲터치스크린 문자 입력 기능 특허 ▲데이터 태핑(data tapping·문서에 포함된 이메일이나 전화번호를 터치하면 자동으로 연결되는 기술) 특허 등 4가지다.
루시 고 판사는 결정문에서 “본안소송 판결 전에 삼성전자가 판매금지로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가처분 결정이 내려지지 않아 애플이 당하게 될 피해가 더 크다”고 밝혔다.
미국 내 판매금지 조치가 내려진 삼성전자 갤럭시탭 10.1(좌)과 갤럭시넥서스(우).
미 법원이 애플의 손을 연이어 들어준 것이 삼성전자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갤럭시 넥서스는 구글이 삼성전자와 함께 만든 레퍼런스(기준)폰으로 최신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4.0이 탑재됐다. 구글의 기술이 담긴 레퍼런스폰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제조사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에게 기준이 된다. 다시 말해 같은 OS를 쓰는 다른 안드로이드 제품도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느 상황이 돼버렸다.
특히 이번 특허 판결이 삼성의 글로벌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3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악재가 될 수도 있다. 실제 애플은 지난달 5일 갤럭시 넥서스가 침해한 이 2건의 특허를 갤럭시S3도 침해했다며 이번 사건과 병합 처리를 요청했고 법원은 별도의 소송을 주문한 상황이어서 조만간 갤럭시S3에 대한 특허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특허전쟁에서 잇따라 패배하면서 피해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탁금만 1억달러에 육박하는 만큼 삼성전자는 최소한 2억달러 이상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관측하고 있다.
판세 영향 제한적, 아직 '여유'…삼성전자 '강경책' 고수
그러나 삼성전자는 애플에 2연패를 당하고도 아직 여유로운 모습이다.
미 법원의 판결은 유감이지만 이번 패소로 입는 직접적 피해가 작은데다 향후 소송전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삼성전자의 판단이다. 특히 주력 신제품인 '갤럭시S3'에 대해서는 아직 성공적으로 방어하고 있다는 게 삼성전자측 입장이다.'
실제 애플과의 소송은 1년 넘게 진행되며 장기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소송전에서 통산 '9승 12패'의 전적으로 다소 열세를 띠고 있지만 아직 소송전 판세를 좌우할 만한 타격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이 '갤럭시탭 10.1'의 미국 내 판매금지 결정을 내리고 삼성전자의 항고마저 기각했지만 '갤럭시탭 10.1'은 이미 1년여 전에 나온 구 모델로 삼성전자의 판매전략에 큰 피해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미국 내 판매금지 결정이 '갤럭시 넥서스'도 지난해 말 출시된 제품으로 판매 손실이 예상되지만 특허전 판도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넥서스는 구글과의 공동 제작한 제품으로 전체적인 제품 포맷이 다른 갤럭시 시리즈와는 분명히 다르다"면서 "실제 미국 법원이 특허침해 가능성을 지적한 통합검색 기능도 구글의 특허이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삼성전자가 특허전에서 패배했다고 볼수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이번 특허는 구글 기능으로 구글과 함께 긴밀한 협조하에 공동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도 "이번에 판결 난 특허내용은 통합검색, 데이터태핑, 자동입력, 밀어서 잠금 해제 등 4가지인데 특히 하나의 단어로 웹과 스마트폰 내부의 정보를 동시에 검색하는 통합검색이 특허 침해의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디자인 위주의 소송에서 벗어나 OS에 집중되었다는 점에서 삼성보다 안드로이드 진영 전체에 대한 소송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갤럭시탭10.1과 갤럭시넥서스는 판매량이 적고, 갤럭시탭 7.7/8.9나 갤럭시S3 등 다른 제품으로 대체 가능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관측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최근 국내외 출신한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3만큼은 애플의 특허 공세로부터 철저하게 지켜내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초 갤럭시S3를 출시하고, 이미 1000만대에 달하는 선주문을 받는 등 판매신기록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애플은 아직까지 갤럭시S3에 대해 제대로 된 공격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초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갤럭시넥서스와 함께 갤럭시S3에 대해서도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병합처리를 거부하며 별도의 소송을 주문해 애플의 의도대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결정이 연달아 나온 것은 유감"이라며 "아직 소송의 주도권이 어느 한 쪽으로 쏠리지 않은만큼 특허전에서 삼성의 정당한 권리를 지키는 데 필요한 모든 법적인 조치를 다할 것이고 기존 원칙대로 강경자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데일리안 = 이광표 기자]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