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붙인 김광현 모험수…완전한 귀환?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2.10.17 10:29  수정

이만수 감독, 코치진 만류에도 강행

안정적 제구력 속 에이스 피칭 화답

당초 SK 코치진에서도 김광현의 1차전 기용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 팔도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최대이슈는 ‘김광현 선발’이었다.

좌완 김광현이 지난 몇 시즌 동안 SK 에이스로 활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만수 감독이 1차전 선발 카드로 낙점했을 때. 의외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정규시즌 막판 보여준 구위나 내용이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광현은 모든 의구심을 실력으로 잠재웠다.

김광현은 16일 인천 문학구장서 열린 1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5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1실점 완벽투를 선보이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김광현의 포스트시즌 승리는 2008년 10월31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 이후 4년여 만이다.

1차전 승리의 의미는 크다. 역대 28번 열린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경우는 21번. 75%의 확률을 자랑할 만큼 심리적으로 큰 비중을 지닌다. SK는 김광현 호투에 박정권 결승타를 더하며 단기전에서 가장 중요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김광현이 지난 포스트시즌과 올해 정규시즌의 악몽을 떨쳐내고 에이스로의 완벽 귀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이 반갑다.

김광현에게 최근 2년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2010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뇌경색 증상을 드러내며 아시안게임에 참가하지 못했고, 2011시즌 대부분을 재활과 컨디션 회복으로 날렸다.

포스트시즌에서 에이스로의 역할을 기대하며 복귀했지만 단 한 경기도 5이닝 이상을 소화하지 못하고 번번이 조기강판 됐다. 올해 정규시즌도 잔부상과 슬럼프로 고전하며 8승 5패 평균자책점 4.30에 그쳤다.

당초 SK 코치진에서도 김광현의 1차전 기용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만수 감독은 김광현 구위와 경험에 믿음을 가지고 선발 등판을 밀어붙였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김광현을 무리하게 고집하다가 실패했던 트라우마가 다시 떠오를 법했지만 다행히 결과가 좋았다.

역시 주무기 직구의 위력을 회복한 것이 주효했다. 구위로 상대 타자를 누르는 파워피처 스타일인 김광현은 이날 안정적인 제구력을 바탕으로 150㎞에 육박하는 직구와 고속 슬라이더로 롯데 타자들을 무력화시켰다.

운도 따랐다. 김광현은 5회 들어 투구도중 근육통을 호소하며 잠시 마운드를 벗어났다. 박빙의 승부에 대한 부담감으로 완급조절을 하지 못하고 전력투구한 것이 몸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자칫 심한 부상이었다면 SK 입장에서도 난처한 상황이다.

다행히 마운드에 계속 오르긴 했지만 이후 제구력이 눈에 띄게 흔들렸다. 마침내 6회 고비에 놓였다. 1-0으로 앞선 6회초 김광현은 1사 1루에서 손아섭에게 좌월 2루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고, 홍성흔에게도 좌전 안타를 내줘 1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다행히 박준서의 안타성 타구를 유격수 박진만 호수비로 잡아내며 더블아웃으로 마쳤다. 이어진 6회말 공격에서 SK 타선이 다시 한 점을 뽑아내며 김광현이 승리요건을 갖췄고, 박희수-정우람이 버틴 불펜이 1점차 리드를 지켰다.

김광현은 PO 1차전 MVP 영예도 누렸다. SK로서는 중요한 1차전에서의 기선제압과 에이스의 자신감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더 중요한 것은 ‘완전한 귀환’을 향해 큰 걸음을 내딛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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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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