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시장 역행’ 장성호 트레이드 납득이…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2.11.27 10:46  수정

백전노장 장성호 주고 신인투수 영입

베테랑 대우하는 시장 흐름에 역행?

2000안타의 베테랑 장성호는 대졸 신인 투수와 1대1 트레이드됐다.

한화가 베테랑 내야수 장성호(35)를 깜짝 트레이드, 마운드에 젊은 피를 수혈했다.

한화는 27일 장성호를 내주는 대신, 롯데 신인투수 송창현(23)과 맞바꾸는 1:1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단, 야구규약 109조에 의거, 송창현이 2013시즌 신인선수이므로 양 구단 합의 하에 2013년 2월 1일부로 선수 등록하기로 했다.

장성호 트레이드는 포지션 중복을 해결하기 위해 한화가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한화는 거포 내야수 김태완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내년 시즌부터 선발 라인업에 가세하게 된다. 가뜩이나 선수층이 얇은 한화에 김태완의 복귀는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하지만 포지션 중복이 고민거리였다. 올 시즌 한화의 1루 자리는 4번 타자 김태균이 주전으로 나선 가운데 지명타자 장성호가 뒤를 받쳤다. 문제는 김태완의 주 포지션 또한 1루수라는 것. 물론 김태완은 외야 수비가 가능해 포지션 전업도 고려해볼만 하지만 이는 오히려 악수가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다.

한화 구단 측은 대전구장 외야펜스를 기존 중앙 114m-좌우 98m에서 중앙 121m-좌우 99m로 대폭 늘렸다. 이는 투수친화구장으로 변모 시켜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김응용 감독의 특별 요청에 의해서였다. 그러나 김태완이 우익수로 갈 경우 좌익수 최진행과 함께 발 느린 외야수가 2명이나 배치돼 가뜩이나 취약한 한화 수비는 치명타를 맞을 수 있었다.

게다가 내년이면 만 36세가 되는 장성호의 존재감도 리빌딩을 기치로 내건 구단 뜻과도 다소 맞지 않는다. 지난 2010년 한화로 트레이드된 장성호는 통산 2007안타-216홈런을 터뜨린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교타자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급격한 노쇠화로 인해 이름값에 못 미치는 활약을 펼쳤고, 새판을 다시 짜고 있는 한화와 결별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따라서 한화 입장에서 장성호 트레이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한화가 장성호의 가치를 너무 낮게 책정했다는 점이다. 장성호와 유니폼을 바꿔 입게 될 송창현은 야탑고와 제주국제대를 졸업해 2013년도 신인지명회의서 선발된 대졸 신인이다. 184cm-95kg의 건장한 체격과 140km 중반의 볼을 뿌리는 좌완 선발감으로 김응용 감독이 직접 점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창현은 지난 4월 ‘제5회 KBO 총재기 전국대학야구대회’ 홍익대전에서 선발로 나와 3피안타 완봉승을 거두며 가능성을 드러냈다. 대학 4년간 기록은 31경기에 등판해 5승 13패 평균자책점 3.34로 준수했지만 제구가 불안하다는 약점을 지녀 이번 신인드래프트서 다소 낮은 3라운드 전체 27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물론 팬들 입장에서는 기량이 녹슬었지만 2000안타의 화려한 커리어를 지닌 베테랑이 불확실한 성장 가능성을 지닌 신인과 같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한화의 이번 트레이드는 최근 이적시장의 흐름을 역행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과열된 올 시즌 FA 시장의 트렌드는 ‘베테랑 대우’였다. 친정팀 두산으로 복귀한 홍성흔은 클럽하우스 내 리더 역할이라는 중책을 떠안았고, NC로 이적한 이호준 역시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에서 많은 점수를 얻어 만족스러운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LG 역시 불펜의 맏형노릇을 해줄 정현욱의 경험을 높이 샀다.

장성호 역시 이들 못지않다. 지난 1996년 해태에 입단한 장성호는 올 시즌까지 무려 17시즌의 프로 경력을 쌓았다. 두 차례 FA 자격을 얻기도 했고, 3번의 우승과 7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경험도 있다. 또한 2~3년 내에 양준혁이 보유한 최다안타(2318개)와 볼넷(1278개) 기록 경신도 눈앞에 두고 있는 백전노장이 바로 장성호다.

공교롭게도 한화는 이번 FA 시장에서도 큰손 역할을 할 것이란 당초 전망과 달리 빈손에 그치고 말았다. 영입에 가장 공들였던 김주찬은 과도한 몸값 상승 조짐이 보이자 손을 뗐고, 그 사이 KIA가 낚아채고 말았다. 특히 김주찬은 김 감독이 직접 영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던 선수라 허탈감이 배가됐다.

결국 장성호의 트레이드가 비극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송창현을 걸출한 투수로 키워내는 길밖에 없다. 지난 2006년 2차 3순위에 류현진을 지명했던 독수리의 혜안이 이번에도 발휘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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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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