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맥키 상극?…감독 교체 후 이상기류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입력 2012.12.15 09:19  수정

맥키, 감독 교체 후 벤치신세 벗어나

이적생 향한 갈등 조장 발언 ‘위험수위’

제이미 맥키가 박지성을 비롯한 이적생들을 향해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퀸즈파크 레인저스(QPR)는 10위권 전력이다. 시간이 필요하다.”

마크 휴즈 전 감독이 지난달 23일 경질되기 직전 한 말이다. 강단 있는 휴즈 감독은 QPR이 한 단계 더 올라서길 바랐다.

QPR은 지난 시즌 볼턴(36점, 18위)에 불과 1점 앞선 승점 37점으로 간신히 강등을 모면했다. 그러나 기존의 QPR 선수들로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서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걸 체감했다.

결국 휴즈 감독은 페르난데스 구단주를 설득해 박지성, 에스테반 그라네로, 줄리우 세자르, 조세 보싱와 등 빅 클럽 출신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이들의 놀라운 경험치를 1부 리그 경험이 부족한 QPR에 이식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터줏대감 QPR 선수들이 반발하기 시작했다. 신입생들에게 패스를 꺼리고 독단적인 플레이를 일삼았다. 특히 제이미 맥키는 스완지시티와의 개막전에서 무리한 개인기를 남발, 0-5 대패를 부른 장본인이다.

휴즈 감독은 팀플레이를 망친 맥키를 이후 경기부터 교체명단에 앉혔다. QPR이 도약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조치였다.

하지만 휴즈가 경질된 이후 맥키는 새 사령탑 해리 레드냅(65) 감독의 황태자가 됐다. 레드냅 감독은 최근 영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선수들은 11명의 맥키”라고 말했다. 반면, 신입생들에겐 “챔피언스리그 메달은 이 시점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쓴 소리를 던졌다.

정통 클래식 윙어를 좋아하는 레드냅으로선 맥키가 마음에 든 모양이다. 맥키도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뒤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는 지난 4일 런던 이브닝과의 인터뷰에서 “자기가 과거 어느 팀에 있었는지를 내세우기보다 누가 얼마나 열심히 뛰려는지 따져야 한다”는 말로 이적생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레드납 감독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독특한 고정관념’이다. 팀에 오래 머문 ‘영어권 선수들’ 중심으로 선발명단을 구성, 의도치 않게 비영어권 선수에게 오해와 상처를 줬다.

로만 파블류첸코(FC 로코모티브 모스크바)가 대표적인 예다. 러시아 출신으로 비영어권인 그는 레드납 감독이 오기 전까진 토트넘 알짜로 활약했다. 114경기(43경기 교체출전) 42골을 넣은 기특한 공격수였다. 그러나 지난 2008년 레드납이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직후부터 ‘전력 외’로 내몰렸다.

뚜렷한 이유가 없었기에 파블류첸코는 서운한 목소리를 쏟아냈다. 특히 지난 2010년 영국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토트넘을 떠나고 싶다. 레드납 감독이 나를 놀리는 느낌마저 든다. 6개월 전 레드납은 내게 출전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한 게임당 10분씩 뛴 게 전부”라고 하소연했다.

레드납의 또 다른 문제점은 ‘방관자 성향’이다. 의지하는 선수들에게 구체적인 전술을 맡기는 편이다. 반 데 바르트도 토트넘 시절 “레드납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아무것도 주문하지 않았다. 선수들 스스로 알아서 하길 바라는 스타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방관자 성향이 문제인 이유는 자칫 ‘철옹성 파벌과 텃세’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레드납의 신뢰를 듬뿍 받은 맥키가 독단적인 플레이를 일삼아도 제어할 사람이 없다. 주장 박지성이 팀플레이에 치중하라고 했다간 감정의 골만 깊어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공멸만은 막아야 한다. 레드납 부임 이후 박지성, 그라네로, 세자르 등 올 시즌 영입된 신진이 대거 교체명단으로 전락했다. 지금처럼 구관만 내세운다면 한계는 명확하다.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마크 휴즈 전임 감독이 지향했던 ‘신구 5대5 황금비율’을 계속 적용해야 한다. QPR 기존 선수들의 장단점은 이미 1부 리그 팀들에게 간파 당했다. 프리미어리그서 살아남으려면 빅 클럽 출신 신병의 노하우를 접목한 업그레이드가 요구된다. 서로 견제를 멈추고 의기투합한다면 조직력 향상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보여준 마크 휴즈 시절의 QPR 잠재력이 사그라져선 안 되는 이유다. ‘하룻강아지’ 맥키는 명장 퍼거슨도 인정한 범 박지성의 EPL 사냥 노하우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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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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