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이셔널' 손흥민(21·함부르크 SV)이 2골을 터뜨리며 '도르트문트 킬러'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손흥민은 9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벌어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독일 분데스리가 정규리그 2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1 동점이던 전반 26분 왼발로 감아찬 슈팅이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들어가는 골을 터뜨린데 이어 후반 막판에도 쐐기골을 터뜨려 4-1 승리를 견인했다.
지난해 9월 22일 벌어졌던 도르트문트와 홈경기에서도 전반 2분 선제골과 후반 14분 결승골까지 2골을 넣으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던 손흥민은 다시 한 번 결승골과 함께 '멀티골'을 터뜨리며 확실한 '도르트문트 킬러'가 됐다.
손흥민의 활약은 소속팀 함부르크에는 보배와 같은 것이었다. 손흥민은 이날 골로 시즌 9호골을 기록, 함부르크가 21경기동안 넣은 26골 가운데 3분의 1을 넘는 비중을 차지했다. 이날 역시 2골을 추가한 아르트욤스 루드네브스가 10골로 팀 내 득점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명실상부한 주득점원이 아닐 수 없다.
반면 도르트문트에는 손흥민이 재앙이 됐다. 도르트문트는 이날 경기 직전 치른 20경기에서 22실점에 지나지 않았으나 26실점으로 늘어났다. 더구나 도르트문트는 26실점 가운데 함부르크에게 무려 7골을 내줬다. 이 가운데 손흥민에게만 내준 것이 4골이다. 수비라면 일가견이 있는 도르트문트가 특정 선수에게 4골을 내줬다는 것은 말 그대로 치욕이다.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이 크로아티아에 0-4로 대패하는 과정에서도 유일한 희망으로 떠올랐던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보여줬다. 손흥민은 전반 13분 데니스 디크마이어의 오른쪽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오버헤드 발리슛으로 연결하며 일찌감치 이날 활약을 예고했다.
선제골은 홈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도르트문트의 것이었다. 하이코 베스터만과 골키퍼 레네 아들러의 호흡이 맞지 않는 사이 레반도프스키가 파고 들어가 손쉽게 골을 뽑아낸 것. 그러나 함부르크는 전반 17분 수비 실수로 선제골을 내줬음에도 불과 1분 뒤 왼쪽에서 내준 데니스 아오고의 땅볼 크로스에 이은 루드네브스의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1-1 동점인 가운데 손흥민에게 역전골의 기회가 찾아왔다. 전반 20분 라파엘 판더바르트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도르트문트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것. 손흥민은 골키퍼를 제치고 슈팅을 때렸지만 아쉽게도 각도가 맞지 않아 왼쪽 골포스트를 때리고 말았다.
하지만 손흥민은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26분 제프리 브루마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단숨에 오른쪽을 돌파한 뒤 페널티 오른쪽 지역으로 치고 들어가 왼발로 감아찬 슈팅을 날렸고 공은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들어갔다.
손흥민은 브루마의 패스를 받는 과정에서 매츠 험멜스를 제쳐냈고 페널티 지역으로 치고 들어가는 과정에서 수비수 스벤 벤더와 레알 마드리드와 리버풀 등에서 뛰었던 누리 사힌까지 앞을 가로 막았지만 이들을 모두 뚫어냈다.
전반 31분에는 도르트문트의 주 공격수인 레반도프스키가 경합 과정에서 페르 스켈브레드를 걷어차 퇴장당하는 행운까지 겹치며 수적인 우세를 점한 가운데 함부르크는 후반에도 2골을 작렬했다.
후반 17분 동점골의 주인공 루드네브스가 판더바르트의 크로스를 받아 승부에 쐐기를 박는 헤딩 추가골을 넣으면서 사실상 승리에 방점을 찍었다.
루드네브스의 멀티골에 자극받은 탓인지 손흥민은 마지막까지 도르트문트의 골문을 위협했고 결국 후반 44분 시즌 9번째 골을 터뜨렸다. 마르셀 얀센이 왼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와 몸싸움을 이겨내고 땅볼 패스를 내줬고 손흥민은 상대 수비가 비어있는 틈을 타 몸을 던져 오른발로 건드려 공을 골문 안으로 밀어 넣었다.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2경기 연속 2골을 넣은 손흥민은 감독의 배려 속에 후반 45분 고이코 카차르와 교체되어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다.
함부르크는 이날 승리로 9승 4무 8패, 승점 31을 기록하며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에 나갈 수 있는 순위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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