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가 27일(한국시각) 캄프 누에서 열린 ‘2012-13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바르셀로나와의 4강 2차전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2골 맹활약에 힘입어 3-1 완승했다. 이로써 지난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던 레알 마드리드는 1~2차전 합계 4-2로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올 시즌 다섯 번의 엘클라시코에서도 2승2무1패의 우위를 점해 라이벌 앞에서 휘파람을 불었다.
이날 경기는 무리뉴 감독의 작전이 제대로 통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이는 그동안 최고의 팀으로 군림한 바르셀로나의 시대가 저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낳았다. 무리뉴 감독은 지역방어와 대인마크를 적절히 혼합한 전술을 선보였다. 이는 향후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는 팀들에 모범답안이 될 전망이다.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바로 수비라인의 위치였다.
전반 초반부터 포백과 미드필더간의 간격을 좁힌 레알 마드리드는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무력화 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로 인해 바르셀로나 주포 리오넬 메시는 원활한 패스를 받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담당해야할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샤비 에르난데스 역시 상대 대인 마크에 고전했다.
메시의 발을 묶는 방법은 철저한 협력수비에 의한 지역 방어였다. 일단 메시가 공을 잡게 되면 레알 마드리드 수비수들은 2~3명이 겹겹이 에워싸 돌파를 허용하지 않았다. 중앙 미드필더인 샤비에게는 사비 알론소 등 수비형 미드필더들에게 대인 마크를 지시했고, 이니에스타를 협력수비하기 위해 깊숙이 내려온 앙헬 디 마리아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지난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바르셀로나를 봉쇄한 AC 밀란의 전술을 완성시킨 것과 같았다. 당시 밀란은 레알 마드리드와 마찬가지로 수비수들의 간격을 촘촘히 그물망처럼 엮었고, 메시보다는 일단 샤비가 마음 놓고 패스를 할 수 없게 만들어 큰 효과를 봤다.
사실 밀란의 전술은 무리뉴 감독이 이전에 선보였던 전술이기도 했다. 무리뉴 감독은 2010년 레알 마드리드 감독직에 오른 뒤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거친 뒤에야 바르셀로나 해법을 찾을 수 있었다.
물론 부임 초기에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공격 맞불 작전을 놓았다가 0-5 대패를 당하는가 하면, 미들라인에서의 거친 압박으로 재미를 보는 듯했지만 경고에 이은 퇴장이 문제였다. 결국, 무리뉴 감독은 포백 라인을 끌어올려 수비 간격을 좁힌 뒤 호날두, 디 마리아 등 발 빠른 공격수들을 활용한 역습만이 바르셀로나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실제로 이날 호날두는 수비에 가담하기 보다는 센터라인 근방에서 서성이다 한 번에 찔러주는 롱패스를 받아 바르셀로나의 뒷 공간을 허무는 장면을 수차례 연출했다. 또한 호날두는 수시로 자리를 옮기며 왼쪽에 위치하는 움직임을 나타냈는데 이는 오버래핑이 뛰어난 오른쪽 풀백 다니 알베스의 공격가담을 차단하는 효과를 일으켰다.
무리뉴 감독은 엘 클라시코 역대 전적에서 4승6무6패를 기록하게 됐다. 하지만 이번 시즌만 놓고 본다면 2승2무1패의 우위다. 게다가 한 경기 3골은 부임 후 최다골 기록이며 최다 점수차 승리이기도 하다. ‘스페셜 원’의 특별한 전략이 무적 바르셀로나의 아성을 깬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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