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전 전패’ 일본…성난 민심 한국과 닮은꼴?
컨페더컵 3차전서 치차리토에 유린당하며 1-2 패
선수기용-세대교체 실패..자케로니호 향한 의구심
‘완두콩’ 하비에르 에르난데스(25)와 ‘팝콘’ 가가와 신지(24)의 클래스 차이는 경기 결과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에르난데스가 두 번의 유효슈팅을 모두 득점으로 연결한 반면, 가가와는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상황에서도 골을 넣지 못했다. 드리블 과정만 훌륭했을 뿐, 결과는 최악이었다.
자케로니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23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에서 열린 2013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A조 3차전에서 멕시코에 1-2로 패했다. 일본은 멕시코 간판 공격수 '치차리토(작은 콩)' 에르난데스에게 2실점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후반 막바지 오카자키가 만회골을 넣었지만, 승부는 이미 기울었다.
경기 직후, 자케로니 감독에 대한 일본의 여론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가장 큰 아쉬움은 난해한 선수기용이다. 멕시코전에서 ‘부동의 주전’ 우치다와 요시다 대신 사카이, 구리하라가 선발 출장했다. 문책성 교체 의도가 짙었다. 우치다와 요시다 수비진용은 이번 대회서 자주 실책을 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수비 조직력에 금이 갔다는 사실이다. 사카이와 구리하라는 발을 맞춰 본 적이 없어서 우왕좌왕했다. 결국, 자케로니 감독은 후반 중반 위축된 사카이 대신 우치다를, 부상으로 쓰러진 나가토모 대신 요시다를 차례로 투입, 자신의 전술 미스를 인정했다.
일본 대표팀에 이번 패배는 더욱 쓰리게 다가온다. ‘살림꾼’ 나가토모의 부상이 걷지 못할 정도로 심각하다. 때문에 일본에선 나가토모 혹사 논쟁이 격렬하다. “코칭스태프가 결과에 욕심을 낸 후폭풍 부작용이다. 나가토모의 무릎 상태가 악화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축구게시판에선 자케로니 재평가 여론까지 득세한 상황이다. 한 축구팬은 “34살 엔도 야스히토는 양날의 검과 같은 존재다. 아시아 최종예선서 깨달았어야 했다”며 “축구에서 가장 많은 운동량을 요구하는 미드필더에 ‘지구력이 급격히 떨어진’ 백전노장이 버티고 있다. 엔도가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지 않는다면 일본의 미래는 낙관할 수 없다”며 자케로니 감독의 결단을 촉구했다.
실제로 축구 평론가는 일본의 약점으로 늙은 허리진을 꼽았다. “고연령 중원 때문에 공수 스피드가 떨어진다”며 “‘에이스’ 혼다 케이스케 뒤를 받쳐줄 젊고 역동적인 파이터형 미드필더 발굴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멕시코전 패배로 일본축구는 다시 침울해졌다. 축구팬들은 “모처럼의 휴일, 수면 시간을 돌려 달라. 새벽에 일어났더니 라틴 판초(?)에게 얻어터지고 있었다”며 ”자케로니 감독에게 수 십 억대 연봉을 준 결과가 고작 이것이냐“고 아우성쳤다.
이처럼 축구는 본성이 드러나는 예민한 스포츠다. 결과에 민감히 반응하는 것 또한 축구의 특성이자, 만국공통이다. 멕시코전 이후 일본은 한국과 공감대(?)를 나눌 '멀고도 가까운 친구 사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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