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갤 살인사건 후 "홍어XX들 사람 죽인 것은..."
입에 담기 힘든 희화와 특정 지역 폄하 오히려 더 거세져
“홍어XX들이 사람을 죽인 것은 사건도 아니지.” “자살하고 싶으면 여기서 00을 비판하면 된다.”
여전히 막말과 험한 욕설이 오가고 있었다. 17일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정치사회 갤러리(이하 ‘정사갤’)에선 해당 공간에서의 논쟁이 살인으로 이어진 사건을 두고 또 다른 공방을 벌이고 있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끔찍한 살인사건을 입에 담기 어려운 표현으로 희화시키기도 했고,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글들이 줄이어 올라오기도 했다. “잘 죽었다”, “그동안 다른 네티즌들을 너무 괴롭혔다”는 등 피해자에 대한 조롱의 글도 있었다.
살인동기 '이념 갈등'에서 '개인 원한'…욕설 주고받는 등 설전 벌여
사건은 온라인 공간에서 벌어진 논쟁이 현실세계에서 살인으로 이어진 끔찍한 사건이다.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백모(30)씨는 지난 10일 오후 9시10분쯤 부산 해운대구 모 아파트 김모(30.여)씨의 집 아파트 계단에서 김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백 씨와 김 씨는 정사갤에 각종 정치사회 관련 글을 올리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며 가깝게 지내다가 서로 비판하는 글을 올리며 사이가 틀어졌다. 또한 두 사람의 정치적 성향도 서로 갈렸다. 특히 백 씨가 김 씨의 사생활 등에 대한 비판 내용이 담긴 게시물을 올리자 김 씨는 백 씨를 경찰에서 고소하겠다고 했고, 이에 백 씨가 지난해 4월 해운대경찰서 게시판에 사과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사건 후에도 보수-진보 나뉘어 진흙탕싸움…"도대체 무슨 생각이냐"
‘이념갈등’은 인신공격이 더해지며 ‘개인적 원한’으로 격상됐다. 당초 정사갤에서 두 사람이 정치적 사안을 두고 논쟁을 했고, 이후 서로 사생활을 언급하거나 ‘개XX’, ‘X녀’ ‘니 애미는’라고 지칭하는 등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이후 백 씨는 김 씨의 주거지를 알아낸 뒤 범행 당일 집을 나서는 김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백 씨는 또 범행 후 5시간 만인 지난 11일 오전 2시께 김 씨를 살해했다는 것을 암시하는 패러디물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기도 했다.
백 씨는 범행 후 사건 현장 인근 모텔에 은신하고 있었다. 경찰은 지난 16일 오후 도주로에 있는 CCTV를 통해 용의자의 인상착의를 파악해 백 씨를 붙잡았다.
이와 관련, 일부 네티즌들은 “이념갈등이 살인으로 이어질 만큼 우리사회가 반으로 갈렸다는 증거다”, “살인 사건이 일어났는데도 아직도 물어뜯는 인간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이냐”는 등 일침을 놨다. 여전히 포털사이트 게시판과 뉴스댓글란 등에선 좌우로 갈린 네티즌들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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