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소속팀 퀸즈파크 레인저스(QPR)는 8일(한국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박지성이 2013-14시즌 PSV로 임대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박지성에게 PSV행은 그야말로 최선의 선택이다. 악몽 같았던 QPR 탈출에도 성공했다. 주전경쟁을 위해 2012년 맨유를 떠나 QPR에 입성했지만, 박지성에게 돌아온 것은 소속팀의 2부리그 강등과 전력 제외, 그리고 싸늘한 여론뿐이었다.
기대했던 완전 이적은 아니지만 비전 없는 QPR를 떠나 다시 한 번 유럽무대의 중심에서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PSV 아인트호벤은 아약스, 페예노르트와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명문구단이다.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1988년엔 유럽챔피언스리그 전신 유러피언컵을 들어 올리며 트레블을 달성했고, 2004-05시즌에도 박지성 활약을 앞세워 4강까지 오른 바 있다. 다만, 2007-08시즌 끝으로 최근 5년 정규리그 우승에 실패했다. 이 기간 KNVB컵 1회 우승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했고, 유럽클럽대항전에서도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박지성에게 PSV는 유럽에서의 첫 커리어를 시작하는 문을 열어준 팀이다.
2002 한일월드컵을 통해 스타로 발돋움한 박지성은 ‘은사’ 히딩크 감독 부름을 받아 PSV에 입단했고,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놀라운 활약을 발판삼아 세계최고클럽인 맨유에 진출했다. 머나먼 축구변방에서 찾아온 무명의 유망주에서 일약 아시아와 세계가 인정하는 최고의 축구스타로 부상하는 전환점이 된 무대가 바로 네덜란드였다.
물론 박지성이 PSV에서 좋은 기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입단 초기에는 낯선 환경과 리그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한 데다 부상까지 겹쳐 어려운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곱게 보지 않던 팬들로부터는 홈에서 야유를 받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박지성에게 한동안 트라우마로 남았다. 절치부심한 박지성은 결국 보란듯이 재기에 성공하며 팬들의 야유를 환호로 바꾸어놓았다.
박지성이 떠났던 8년 전과 지금의 PSV는 전혀 다르다. 당시 PSV는 자타공인 네덜란드 최강이자 유럽에서도 알아주는 강호였지만, 지금은 부침의 시기를 거쳐 리빌딩을 진행 중이다. 예전에는 험난한 유럽무대에서 혼자 생존하기도 바쁜 풋내기 유망주였다면, 지금은 어엿한 베테랑으로 팀의 젊은 선수들을 이끌어야하는 역할이 주어졌다.
한때 박지성의 팀 동료이기도 했던 필립 코쿠과 뤼드 판 니스텔루이를 각각 감독과 코치로서 만나게 됐다는 것도 색다른 인연이다. QPR 시절 래드냅 감독의 보이지 않는 차별과 홀대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박지성으로서는 누구보다 자신의 능력을 잘 알고 인정해주는 코칭스태프와 함께 일할 수 있다는 점이 반갑다.
PSV가 박지성의 마지막 유럽팀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박지성에게 선수생활의 종착역이 멀지 않았고, 영예로운 마무리와 자존심 회복을 위해 PSV로의 귀환은 가장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한편, 아인트호벤은 9일 스위스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대진 추첨 결과 AC밀란을 맞이하게 됐다. 플레이오프는 홈&어웨이 방식으로 열리고, 승리한 팀이 본선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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