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기시대' 도래? '촛불' 꺼지고 '태극기' 올라
통진당 주말 국정원 앞에서 '당원 총동원령' 맞불
“촛불은 꺼지고 태극기 물결이 넘실거릴 것이다.”
이번 주말, ‘이석기 사태’의 여파로 촛불은 잠잠해지고, 보수단체들의 집회와 기자회견이 서울 곳곳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미 보수단체들은 일제히 내란음모 혐의 등으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과 관련한 대대적인 ‘종북척결’운동을 선언했고, 서울시청 앞 광장과 내곡동 국가정보원, 통진당 당사 등 이번 사건과 관련된 지역 곳곳에서 시위가 예고됐다.
보수단체 태극기 들고 "이석기 북으로 가라!" "통진당 해체하라!"
30일 보수단체들은 일제히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나왔다. “이석기는 북으로 가라”, “통진당 해체하라”라고 외치며 집회와 기자회견 등을 열었다.
대한민국지킴이연대, 자유청년연합 등 보수성향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석기의 '내란 음모'를 통해 통진당은 대한민국을 위한 정당이 아닌 북한의 지령을 받아 수행하는 이적단체임을 스스로 보여줬다”며 “이들을 더는 좌시하지 말고, 국민의 이름으로 철퇴를 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통진당의 강령은 결국 노동자가 주인이 된다는 공산주의 이념의 선전 이론이고, 이는 대한민국이 채택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고 전복하겠다는 의미나 다름없다”며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통진당은 해체하라”고 말했다.
탈북자들로 구성된 시민단체인 북한민주화위원회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기회에 종북세력과 반국가세력을 철저히 조사하고, 색출해 더는 대한민국 땅에 발붙일 수 없도록 응징해야 한다”고 외쳤다.
한국자유총연맹은 이날 국회 앞에서 ‘내란 음모 종북세력 이석기 일당 규탄’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국회는 이석기를 즉각 체포해 철저한 수사로 진상을 규명하고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려는 종북세력을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계각층 활동 중인 종북세력 발본색원해야"
이들은 “지하혁명조직 비밀회의에서 북한 군가를 부르고 유사시 통신-유류시설 파괴 등을 모의했다는 것은 이석기 자신이 대한민국의 적임을 자인한 것”이라며 “이석기 체포와 통진당 해체”를 주장했다. 이들은 또 “향후 반국가세력 척결을 위한 범국민적 구국운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도 이날 오후 서울 동작구 대방동 통진당 중앙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북세력들의 농간에 호국영령들이 지하에서 통곡한다. 이석기 단죄하고, 통합진보당 해체하라”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는 이번 기회에 이적단체의 해산을 명령할 수 있도록 국가보안법을 조속히 개정하여 자유민주주의와 대한민국 수호체제를 더욱 굳건히 해야 한다”며 “차제에 각계각층에서 활동하고 있는 종북세력을 발본색원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통진당의 당기를 찢고 당사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무산됐다. 일부 회원들은 통진당 당기를 입으로 물어뜯으며 울분을 표출하기도 했다.
'촛불' 내려놓은 민주당, '당원 총동원령' 내린 통진당
이에 통진당은 '국정원 해체'주장으로 맞불을 놓는다는 계획이다. 통진당 홍성규 대변인은 30일 “내일 국정원 앞에서 ‘국정원 해체’를 요구하는 촛불시위를 여는 등 앞으로 전국적으로 촛불시위를 확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통진당은 당 조직을 이정희 당 대표를 본부장으로 하는 ‘투쟁본부’로 전환하고 전국 16개 시도당과 177개 지역위원회를 비상체제로 운영해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 “31일 당원들을 국정원 앞으로 결집시킬 것”이라며 “당력을 총동원해 ‘촛불’을 더욱 키워나가고 촛불 시민과 어깨를 겯고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통진당이 주도하는 ‘촛불’에 민주당이 불참을 선언함에 따라 세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동안 민주당이 장외투쟁과 함께 촛불집회를 병행해 왔지만, 자칫 ‘종북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통진당과 손을 잡는 모양새, ‘종북몰이’에 엮일 수 있다는 게 내부 판단”이라며 “우리는 우리대로 국정원 정치개입 규탄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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