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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대권 주자들 4년 더 남았는데 벌써 '꿈틀' 왜?


입력 2013.09.30 18:08 수정 2013.10.01 09:27        조성완 기자

미국 간 'MS2' 김무성 김문수 '대권 의지' 표명

손학규 귀국하자마자 안철수와의 '함수' 계산

차기 대권을 향한 여야 잠룡들의 행보가 수면 위로 하나둘씩 떠오르고 있다.

새누리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김무성 의원과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국내가 아닌 국외에서 대권을 향한 첫 신호탄을 쐈으며, 야권의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은 귀국을 통해 정치권으로 복귀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민주당의 심장인 호남에서 지역기반다지기에 돌입했다.

김무성 “대권 생각 있다” 공식석상 첫 거론, 당내 기반 다지기 가속화

김무성 의원은 새누리당의 잠룡 중 가장 먼저 신호탄을 쐈다. 그는 지난 27일(현지시각) 미국 LA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대권도전 의사를 묻는 질문에 “생각이 있다”며 대권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간 정치권에서 김 의원이 대권주자로 거론되기는 했지만 본인의 입으로 의사를 밝힌 건 처음이다.

문제는 시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지 6개월이 겨우 지난 상황에서 나온 차기대권 발언은 청와대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 의원은 지난 4월 재보선으로 국회에 재입성한 이후 줄곧 몸을 낮춰왔지만, 가을로 접어들면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발 앞선 당내 기반 다지기’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30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김 의원이 그간 당내에서 독보적인 존재였지만, 최근 당내 흐름을 보면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며 “10월 재보선을 통해 서청원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가 국회로 복귀한다면, 김 의원으로서도 마냥 속 편하게 지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속도 조절’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너무 일찍 서두르면 오히려 친박(친박근혜)계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차기 대권주자군으로 분류되는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김문수 경기도 지사, 그리고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사진 왼쪽부터)의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다. ⓒ데일리안

실제 김 의원은 자신이 만든 ‘새누리당 근현대사 역사교실’을 한시적으로 운영한 뒤 해체하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사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 세력화’는 마치 현재 권력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치적 행보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차기 대권을 향한 대세몰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지난 9월부터 이달 4일까지 3차례에 걸쳐 꾸준히 이어오던 역사모임의 다음 일정이 11월로 예정된 것도 이 같은 시각이 부담됐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역사모임은 애초 10회 정도로 진행되는 한시적 모임이었다”며 “처음부터 정기국회 기간 중 국정감사 기간은 피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의 대권 출마 발언에 대해서도 “직접 확인해봤는데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원론적인 차원의 대답을 했을 뿐인데 잘못 전달된 것 같다”면서 “지금은 그런 말을 할 시기도 아니다”고 부인했다.

경기지사 불출마 선언한 김문수, 열세인 정치세력화 두고 고심 중

또 다른 잠룡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같은 날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비록 직설적으로 ‘불출마’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지방정치보다는 중앙정치 무대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구체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김 지사는 27일(현지시각) LA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내 결심대로 했으면 (정치적 입장을) 이미 밝혔을 것이다. 더 지방에 있어서는 중앙정치를 못한다”며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때도 당내 상황 등을 생각하지 않았으면 출마하지 않고 초선만 하고 끝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중앙정치 복귀와 동시에 3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당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지사의 행보는 ‘불출마’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었다. 비록 본인은 거취에 대한 확답을 피했지만, 차기 대권을 감안할 때 3선보다 당권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고 있었다. 이제는 ‘자기 정치’를 할 때라는 것이다.

김 지사 측 관계자는 30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갑작스런 결정은 아니다. 그런(불출마) 생각은 예전부터 있었고, 다만 공식화를 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자신의 거취 문제를 두고 당의 입장 등을 고려해 최종 조율 중이었으며, 이번에 (불출마)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관심사는 내년 지방선거 이후 김 지사의 행보다. 그는 “경기지사 임기가 내년 6월 말에 끝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7월 재보선에서 경기 지역에 출마할 수는 없다.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이 관할구역과 겹치는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경우 선거일 120일 전까지 사퇴하도록 하고 있다.

재보선을 통한 원내 입성이 힘들 경우 원외에서 당권을 잡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차기대권주자로서 경쟁상대인 김 의원과도 전초전을 치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김 지사 스스로 “김 의원이 당에서는 조직력이 가장 앞선다”고 평가할 정도로 김 의원이 다소 유리한 입장에 서 있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김 지사 측 관계자는 “김 지사가 8년 동안 여의도를 떠나있었기 때문에 여의도로 다시 돌아가도 숙고의 시간, 준비한 것들을 다듬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중요한 것은 내셔널 어젠다(national agenda)를 부여잡고 새로운 정치인생을 개척하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돌아온 손학규, 대권 앞두고 재보선 긴급 수혈 여부 고심 중

이와 함께 야권은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8개월간의 독일 연수를 마치고 지난 29일 귀국, 향후 행보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본인은 대권에 뜻을 두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는 10월 재보선 경기 화성갑 출마를 종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 고문은 귀국하면서 “모든 관심은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구상하는 데 있다”며 차기 대권에 대한 의사를 밝혔다. 반면 화성갑에 대해서는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과연 지금이 (내가 몸을 던질) 그때인지는 의문이 많다. 지금이 그 상황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확답을 피했다.

손 고문의 출마를 두고 측근들은 반대하고 있다. 차기 대통령선거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남은 상태에서 시간을 두고 충분히 고민한 후에 행보를 결정해도 된다는 것이다.

손 고문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김영철 대표이사는 지난 24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재보선에 뜻이 없음을 밝혔다. 현 상황은 거기서 진전이 없다”고 말했다. 친손(친손학규) 인사인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손 고문의 출마는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당내 개별 의원들의 연이은 부탁이 손 고문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최종 입장은 내달 8일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7주년 심포지엄 전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손 고문은 해당 심포지엄의 기조발제에서 박근혜정부에 대한 평가, 여야 대립상황, 지난 대선 때부터 흘러나왔던 안철수 무소속 의원과의 연대설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다지기 나선 안철수, ‘심장’ 침범 당한 민주당과 신경전 벌여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안철수 무소속 의원도 전국적인 세력화 작업에 착수, 지난 29일 상당수가 기존 민주당 출신으로 구성된 호남지역 ‘실행위원’ 명단 68명을 발표했다. 첫 출발지를 민주당의 심장인 호남으로 택한 것이다.

전북 실행위원에는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 사람들이 다수 포함됐다. 실행위원 인선 실무를 맡은 정기남 위원은 정 고문의 보좌관 출신이며, 이학노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은 정 고문의 조직을 총괄한 인물이다. 그 외에도 배병옥 ㈜하늘드림영농조합법인 대표, 김상복 전 전북도의회 부의장, 최만열 전북희망조합 회장, 이영호 전 전주 국제발효식품엑스포 추진단장 등 정 고문 측 인사들이 다수 포진됐다.

광주·전남 지역의 43명 실행위원에도 전 민주당 광주시당 조직국장, 전 민주당 대표 정무특보, 민주당 소속으로 지방의원을 지낸 인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심장’을 침범당한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본인들의 텃밭이 침범당한 것에 대한 불쾌감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이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30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 기웃 세력이거나 민주당의 주변 세력들이 대부분”이라며 “상당히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것이 만약 야권 분열의 단초가 돼 오는 대통령선거에서도 정권교체를 하지 못한다고 한다면 상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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