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불신’ 매팅리…뚜렷해진 류현진 미션
투구 수 여유있던 그레인키, 득점 위해 조기 교체
류현진 박빙 상황서 집중력 발휘, 긴 이닝 소화 미션
LA 다저스가 특급 마무리 크레이크 킴브럴 강속구에 막혀 역전에 실패했지만 만만치 않은 화력은 여전했다.
다저스는 5일(이하 한국시각), 터너 필드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애틀랜타와의 원정 2차전에서 10안타-4볼넷을 얻어내고도 3득점에 그쳐 3-4 패했다.
이로써 전날 1차전에서 승리했던 다저스는 애틀랜타의 거센 반격에 막혀 원정 2연승을 거두는데 실패했다. 두 팀은 하루 쉰 뒤 LA로 건너와 디비전시리즈 3차전을 펼친다.
이날 경기는 3차전 선발 내정된 류현진에게 많은 의미를 던져주었다. 먼저 다저스 선발 잭 그레인키는 6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의 힘을 받지 못했다. 다저스는 1회 헨리 라미레즈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얻었지만 곧바로 2회와 4회, 각각 1점씩 내주며 1점차로 끌려갔다.
가장 아쉬운 점은 대부분의 안타가 산발에 그쳤다는 점이다. 다저스는 3회와 5회를 제외하면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득점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후속타가 터져주지 못하며 상대 선발 마이크 마이너의 기만 살려주고 말았다.
매팅리 감독의 아쉬운 투수 교체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선발 그레인키는 비록 2점을 내주긴 했지만 6회까지 83개의 공만 던지며 여유가 있었다. 실점했던 2회와 4회를 제외하면 매 이닝 삼자범퇴로 처리하는 등 구위도 위력적이었다.
그레인키의 조기 강판은 7회초 공격 찬스 때문이었다. 선두 타자 스킵 슈마커가 안타로 출루한 뒤 AJ 엘리스가 희생번트를 성공하자 매팅리 감독은 대타를 지시, 마이클 영이 타석에 나섰다. 영은 기대에 부응하듯 안타를 만들어냈지만 2루 주자 슈마커가 홈으로 들어오는데 실패했고, 이후 칼 크로포드가 병살로 물러나며 천금같은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타격이 좋은 그레인키에게 기회를 줬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정작 문제는 곧바로 이어진 7회말 수비였다. 바뀐 투수 크리스 위드로는 올라오자마자 난조에 빠졌고, 결국 2실점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다저스는 이후 8회 라미레즈의 투런 홈런이 터졌지만 끝내 역전하는데 실패했다.
이번 디비전시리즈 들어 확실해진 점은 다저스 불펜진의 컨디션이 좋지 못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매팅리 감독은 전날 1차전에서 투구수 100개가 넘은 클레이튼 커쇼를 7회에도 등판시켰다. 매팅리 감독은 불펜이 불안할 경우 선발 투수의 이닝을 길게 끌고 가는 스타일이다.
그렇다면 류현진이 등판하는 3차전도 얼개를 그려볼 수 있다. 큰 점수 차 또는 대량 실점만 하지 않는다면 류현진에게 보다 많은 이닝을 맡길 가능성이 크다. 즉, 류현진에게 주어진 임무는 긴 이닝 소화이기 때문에 투구수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올 시즌 류현진은 30차례 등판 중 22번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이뤄내 이 부문 내셔널리그 8위에 올랐다. QS 확률도 73%로 리그 7위다. 안정감 면에서는 2선발 그레인키(18회, 64%)보다도 낫다고 할 수 있다.
다저스 타선은 지난 2경기서 21안타 9득점을 만들어냈다. 경기당 10.5안타 4.5득점을 뽑아내고 있는 셈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 타선으로부터 3득점 이상 지원받은 22경기서 13승 2패 평균자책점 3.02를 기록했다. 오히려 현재 타선의 컨디션인 3~5득점 경기만 놓고 보면 4승 2패 평균자책점 2.44로 집중력 있는 경기를 펼쳤다.
균형을 맞춘 두 팀은 3차전에 올인할 가능성이 크다. 패할 경우 탈락의 위기로 내몰리기 때문이다. 과연 류현진이 운명의 기로에서 긴 이닝 소화라는 미션을 달성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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