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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황장엽 선생께 보낸 식의 협박을..."


입력 2013.10.10 14:39 수정 2013.10.10 14:45        백지현 기자

북한 주로 사용하는 문구, 중국 선양에서 온 소포 등을 근거로 북 소행 추측

최근 중국에서 정체가 불분명한 해골이 담긴 협박 소포를 받은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해골과 빨간 매직으로 ‘대가를 치를 것이다, 죄값 받겠다’라고 씌여진 흰 와이셔츠 등 소포의 내용물을 설명하고 있다. 문제의 소포는 지난 2일 부산 기장군 기장읍 하태경 의원 사무실에 중국 선양에서‘리 양리’(Li Yanli)라는 정체모를 인물로부터 우체국 국제특송으로 배송됐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10일 최근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로 보내진 협박성 소포와 관련, “여러 가지 정황상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정확한 진상파악을 위해 중국에 공식으로 수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하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해당 소포의 발송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북한의 소행으로 간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소포물을 본 탈북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하 의원은 지난 2일 중국 선양에서 우체국 국제 특송으로 가로 25㎝, 세로 20㎝, 높이 15㎝ 크기의 소포를 배달받았다. 소포 안에는 보라색 해골 모양의 가면 1개와 ‘대가 치를 것이다, 죄값 받겠다’ ‘끝을 보자’는 글귀와 함께 칼로 난도질당한 흰색 와이셔츠가 들어 있었다.

하 의원은 셔츠에 적힌 문구가 북한에서 주로 사용한다는 점, 중국 선양에서 온 최초의 소포라는 점, 협박대상이 국회의원으로 직접 보낸 것이 아니라 주변인을 통해 전달됐다는 점을 근거로 북한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가’와 ‘죄값’은 북한에서 주로 사용하는 단어로, ‘죄값’의 경우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죗값’이 정확한 표현이다.

하 의원은 “‘죄값 받겠다’는 표현은 전형적인 북한식 표현이다. 한국에서는 ‘죗값을 치른다’ 또는 ‘죗값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며 “실제 지난 과거 국내인이 보낸 황장엽 선생 협박문에도 ‘죗값을 치른다’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에서는 ‘죗값’으로 발음하지만 ‘죄값’으로 쓴다. ‘대가’라는 표현 역시 한국에서는 ‘대가’ 또는 ‘댓가’ 두 표현이 함께 쓰이지만 북한에서는 반드시 ‘대가’로 사용한다”면서 ‘끝을 보자’는 표현에 대해서도 “한국에서는 ‘끝장을 보자’고 표현한다. ‘끝장 보자’는 표현은 잘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특히 하 의원에 따르면 소포가 전달된 방식과 관련, 기존에는 국내에서 택배로 발송되거나 누군가 몰래 두고 가는 형식으로 전달됐다. 그러나 이번처럼 직접 중국 심양에서 보낸 것은 이례적으로 정확한 진상파악을 위해서는 중국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중국은 현지에서 대한민국의 현역 국회의원을 협박하는 소포를 보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적극적인 조사에 나서야 한다”며 “이미 북한은 중국 영토 안에서 위폐와 마약을 비롯한 밀수와 관련된 범죄를 저질러 왔는데, 중국은 자국의 영토가 범죄의 경유지가 되지 않도록 노력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중국의 해당 우체국 CCTV 협조, 우편물을 수령한 우체국 직원의 면담 조사, 보라색 해골가면의 출처 및 구매자 협조 등의 수사를 통해 사건의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고 외교부의 협조를 얻어 중국에 정식으로 수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백지현 기자 (bevanil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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