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지지 않고 새는 LPG 타선 '가라앉는 넥센'
믿었던 중심타선 침묵 지키며 매 경기 고전
준플레이오프 2연승 뒤 2연패로 쫒기는 신세
넥센 히어로즈가 안 터지는 클린업 트리오의 한계를 절감, 두산 베어스에 2연패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넥센은 12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타선의 침묵 속에 7회 밴 헤켄이 최재훈에게 좌월 역전 투런홈런을 얻어맞고 1-2 석패했다. 2연승 휘파람 후 2연패 당한 넥센은 준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을 홈 목동서 치르지만 오히려 쫒기는 신세가 됐다.
답답한 타선을 떠올리면 설령 플레이오프에 올라가 LG를 상대하더라도 어렵지 않겠냐는 얘기가 현장에서 흘러나왔다. 클린업 트리오의 침묵이 무엇보다 뼈아팠다. 실제로 이날 역시 무기력했다.
1회 선취점에 성공한 뒤 1사 1루에서 이택근이 2루 도루를 감행하다 실패했다. 집중 견제를 딛고 4번타자 박병호가 2루타를 날렸지만 추가득점에 실패했다. 6회에는 1사 2루 찬스를 박병호가 놓쳤고, 2사 1,3루에서 강정호가 삼진으로 돌아섰다.
추가점 기회를 놓친 넥센은 바로 7회초 최재훈에게 역전 홈런을 맞았다. 지난 9일 2차전에서 92개의 공을 던진 밴 헤켄은 2일 쉰 뒤 다시 등판해 호투했지만, 직구가 높게 형성되면서 통한의 홈런을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벤 헤켄이 맞은 홈런은 '용서'할 수 있는 부분이다.
넥센의 최대 무기는 홈런·타점왕 박병호가 버티고 이른바 'LPG' 중심 타선이다. 박병호 앞뒤로 배치된 이택근과 강정호-김민성 등 중심타선의 무게가 창단 이래 첫 4강 진출을 견인한 결정적인 힘이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힘을 못 쓰고 있다.
박병호는 8일 1차전에서 1회 홈런을 쳤지만 4차전까지 14타수 2안타에 그쳤다. 강정호는 1,2차전에서 8타수 1안타로 부진해 6번 타순까지 내려갔지만 3차전에서 삼진 3개 포함 5타수 무안타, 4차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김민성은 3차전에서 7회 동점 3점 홈런으로 기세를 올리는 듯했지만, 4차전에서는 역시 무안타에 머물렀다.
사실 1,2차전에서 넥센이 뽑은 득점 가운데 적시타는 박병호 홈런과 이택근, 김지수의 끝내기 안타가 전부였다. 중심타자들이 1할 안팎에서 머물다보니 투수들이 잘 버티고 상대의 어이없는 실책이 속출하는데도 고전의 연속이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타자는 걱정하지 않는다. 투수들이 잘 버텨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9개 구단 중 가장 강력한 폭발력을 자랑하는 클린업트리오를 전면에 내세워 장타력으로 두산을 물리치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LPG 타선’을 비롯한 타자들이 터지지 않아 걱정의 무게는 더하다.
터질 줄 알았던 LPG 파워가 터지진 않고 계속 새고 있어 더 무거워지는 넥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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