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국감장서 또다시 'NLL 혈전' 눈살
정청래 "정상회담 NLL발언 허위로 드러나" 정문헌 "북에 화답한 것도 포기 발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15일 통일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또 다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포기 발언 의혹’을 두고 고성을 지르며 혈전을 이어갔다. 이 때문에 정부를 견제해야 하는 국감 자리가 또다시 여야간 정쟁으로만 치우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갈등의 시작은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으로부터 시작됐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질의에서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새누리당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NLL 포기 발언 주장은 허위로 드러났다”고 한 말을 언급, “노무현 대통령이 서해 평화수역 구상을 제한할 때 김정일이 (이와 관련해) 말한 (요구) 조건 범위가 어디인지 공개된 대화록을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어 “가령 김 씨와 이 씨 두 사람이 협상을 한다고 가정하자. A를 갖고 있는 김 씨가 (A가 없는) 이 씨에게 평화수협을 제안한다. 그러자 이 씨가 ‘좋다. 대신 김 씨는 평화지역(조건)은 갖되 A를 포기하라’고 한다. 이에 김 씨가 ‘그러자 좋다’라고 했다. 이 때 김 씨는 A를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 아니냐. 노 대통령의 당시 대화도 이와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같은 상황을) 노무현 전 대통령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화답했다. 대화록을 보면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면서 거칠게 정 의원을 비난했다.
정청래 의원은 “아니 앞서 (비밀회담 관련)북한 통전부에서 전해준 녹음이 있다고 하지 않았냐, 거짓말 하지 마시라”고 쏘아붙이자 정문헌 의원은 “나는 비밀 대화록이라고 말한 적 없다. 민주당이 비밀이라고 했다”고 맞불을 놨다.
이에 정청래 의원이 “본인이 있다고 하지 않았냐. 어디서 거짓말을 하고 있느냐”고 소리를 지르자 정문헌 의원은 재차 “민주당의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은 “위원장님, 회의 중단하라” “(비밀회담에) 포기했다는 말 있다며 왜 말을 바꾸냐” “거짓말 하지마”라며 정문헌 의원을 향해 비난세례를 쏟아냈다.
이에 안홍준 외통위 위원장이 사태 진압에 나섰으나 양 측 간 공방은 계속됐다. 심지어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오늘 국정감사와는 별개로 추가 질의를 통해서라도 24시 회기 후에도 NLL논쟁을 끝장을 보자”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결국 안 의원장은 해당 쟁점은 추후 질의를 통해서 하기로 하고 국정감사를 이어갔다.
한편, 외통위 의원들은 이날 류길재 통일부 장관에게 국정감사와 관련, 통일부가 의원들의 자료 요청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특히 일부 의원들은 이날 오전 류 장관이 북 측으로부터 받은 ‘개성공단 외국인 투자설명회 연기 통보문’을 접하게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류 장관이 선뜻 화답하지 못했다.
이에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아니, 남북정상회담 대화록까지 공개한 상황에서 북에서 준 통지문을 못주겠다고 하느냐. 장관 이게 말이 되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결국 류 장관은 계속되는 의원들의 자료 요청에 해당 통지문에 대한 ‘열람’을 허용하는 선에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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