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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불법도박 속도전 '여론 돌리기?'


입력 2013.10.25 09:29 수정 2013.11.01 11:13        민교동 객원기자

연예인 A 측근 소환 등 수사 속도 내는 검찰

정치권 이슈 속 여론 돌리기 의혹 제기까지


또 연예계가 희생양이 되는 것일까. 검찰을 둘러싼 뜨거운 논란의 불씨가 괜히 연예계로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조금씩 불안한 기운이 현실이 돼 가고 있다.

이미 몇 달 전에 각종 매스컴을 통해 보도된 연예인 연루 불법 스포츠 도박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제야 비로소 본격적인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수사가 구체화되면서 유력 연예인의 이름이 거론되고 실제로 검찰에 소환까지 되기 시작하면 그 여파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킬만한 유명 연예인도 여럿 연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파급력은 대단할 전망이다. 어쩌면 요즘 검찰과 국정원 등을 중심으로 지난 대선과 관련된 다양한 논란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관심을 돌릴 수 있을 만큼 메가톤급 파급력을 갖추고 있을 지도 모른다. 이로 인해 또 한 번 연예계 사건사고가 정치권 이슈를 덮기 위한 여론몰이용 이슈로 활용됐다는 의혹이 불거질 수도 있다.

지난 22일 서울중앙지검은 연예인 A의 측근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 수사망에 걸려든 것은 연예인 A가 아닌 그의 측근이다. 그렇지만 검찰에선 실제로 불법 도박을 한 당사자는 A의 측근이 아닌 A 본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연예인 A가 자신의 이름이 드러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측근의 명의를 빌려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에서 상습적으로 거액을 베팅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

검찰은 연예인 A의 측근을 소환 조사한 뒤 연예인 A가 직접 연루된 정황이 드러날 경우 A를 직접 검찰로 소환해서 조사할 방침까지 세워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관건은 검찰 소환 조사에서 연예인 A의 측근이 어떤 진술을 했느냐가 될 전망이다. 물론 A의 측근이 모든 혐의를 뒤집어 쓸 수도 있다.

그렇지만 검찰은 어떻게 A의 측근이 그런 거액을 입수해 상습 도박을 벌였는지를 밝혀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연예인 A의 연루 정황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검찰 관계자는 “오랜 시간을 두고 자금의 흐름과 연예인 A가 직접 관여한 정황 등을 모두 사전 조사한 뒤 소환이 이뤄진 것”이라며 “연예인 A가 실제로 연루됐는지 여부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명명백백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유독 연예인 A에게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까닭은 그만큼 파급력이 큰 연예인이기 때문이다.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를 적발해 그곳에서 상습적으로 불법 도박을 한 이용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여러 명의 연예인 연루 정황을 포착했다고 알려진 것은 지난 8월이다. 당시 불법 도박에 연루된 연예인은 대략 7~8명가량으로 알려졌었다.

그렇지만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연루 연예인의 수는 10여명으로 늘어났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연루 연예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이가 바로 연예인 A다. 다른 연예인들과 달리 측근의 명의를 활용해 불법 도박을 즐긴 터라 그의 존재가 비교적 뒤늦게 수명 위로 드러난 셈이다.

해외 원정 불법 도박에 비해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에서 벌어지는 불법 도박은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하다. 해외 불법 도박은 시간을 내서 해외로 떠나 호텔 카지노에서 타인의 시선을 피해 도박을 즐겨야 한다. 게다가 해외로 가져갈 수 있는 돈은 법적으로 한계가 정확하게 정해져 있는 터라 현지 환치기 업자를 통해 도박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어려움도 따른다.

반면 불법 스포츠 토토 도박은 집에서 인터넷으로 손쉽게 도박을 할 수 있다. 스포츠 게임에 돈을 거는 방식이지만 베팅 액수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 운영자들이 수사기관에 적발될 때마다 그들이 숨겨준 엄청난 거액이 발견되곤 했던 것만 봐도 얼마나 거액의 도박이 이뤄지는 지를 가늠할 수 있다.

반면 수사기관에 적발될 위험성이 높다. 해외에서 벌어지는 원정도박은 국내 수사기관의 수사력이 미치기에 한계가 있는 데 반해 국내에서 이뤄지는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의 경우 한 번 적발되면 그곳에서 상습적으로 불법 도박을 즐긴 이들의 명단도 수사기관이 손쉽게 입수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강병규 김용만 등의 연예인이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에서의 상습 도박으로 연예계를 떠났다.

불법 스포츠 도박은 연예인 가운데서도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활동하는 방송인들이 자주 연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그 동안 적발된 이들도 유명 MC였던 강병규와 김용만 등이었다. 이번에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연예인들 역시 유명 MC과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잦은 가수와 개그맨들이다.

관건은 왜 지금이냐는 점이다. 애초 검찰이 연예인의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 상습 도박에 대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시점은 지난 8월이다. 매스컴을 통해 그 사실이 알려진 직후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연예인 7~8명의 측근들이 서울 모처에서 만나 긴급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행여 매스컴을 통해 실명이 거론되고 검찰이 소환을 통보하는 상황 등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한 회동이었다고 알려졌다.

이처럼 해당 연예인들이 발 빠른 대처에 돌입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가 임박한 것처럼 보였지만 두 달 넘게 아무런 상황도 연출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검찰이 첩보를 바탕으로 정황을 포착했지만 해당 연예인의 혐의를 입증하지 못해 수사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불법 스포츠 토토 도박의 경우 해당 사이트가 적발되면 이용자 리스트 확보가 어렵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수사 중단은 이해가 쉽지 않은 대목이었다. 그리고 결국 최근에서야 검찰의 수사가 속도는 내기 시작했다. 곧 연루 연예인의 본격적인 소환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연예관계자들은 검찰이 안팎으로 복잡한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연예인 불법 도박 수가 카드를 꺼내든 것이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유독 정치권에 큰 이슈가 있거나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이 위기에 몰릴 때마다 대형 연예인 사건사고가 터지곤 했다. 네티즌들은 그 연관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와 수사기관이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 연예인 사건사로를 여론몰이용 카드로 활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연예인 불법도박 사건 역시 비슷한 의혹을 사고 있다. 검찰이 관련 정황을 입수하고도 조용히 내사를 진행해오다 최근에서야 이를 터뜨리려 하는 게 요즘 검찰 상황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것.

실제로 요즘 검찰은 배우 복잡한 상황이다. 검찰은 사상 초유의 국감장 항명 파동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게다가 이 부분은 지난 대선 당시 국정원의 선거 개입이라는 민감한 사안과 맞닿아 있다. 결국 검찰 내부의 문제라고 보기에는 여야와 국정원, 그리고 청와대 등이 모두 연루된 초대형 사안이라는 것.

이처럼 검찰이 엄청난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대중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연예인 불법 도박 사건을 회심의 카드로 꺼내든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연예계에선 이런 일이 되풀이 되고 있는 상황을 개탄하고 있다.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얘기를 들어본 바에 따르면 이번에 불법도박에 연루됐다고 알려진 연예인 가운데에는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이며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면 최대한 빨리 받아 무고함을 밝히고 싶다는 이도 있다”라며 “때론 수사기관에서 너무 부풀려 수사정보를 매스컴에 흘려 이니셜 등으로 여러 연예인이 괜한 소문에 휩싸였다가 나중엔 검찰에 소환조차 받지 않은 채 조용해지는 경우도 많다. 그런 경우 해당 연예인은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음에도 이미지에는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물론 죄를 지은 연예인이 있다면 시점을 불문하고 처벌받아야 한다. 그렇지만 유독 연예인 관련 사건사고가 누군가에 의해 이용당하고 있다는 의혹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은 분명 연예계 발전을 크게 저해하고 있다.

민교동 기자 (minkyodo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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