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하라는 월드시리즈에서도 5경기 4.2이닝 무실점 2세이브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 게티이미지
우에하라 고지(38)의 스플리터가 미트에 꽂힌 순간, 펜웨이파크에는 95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의 축포와 열렬한 성원을 보낸 홈 팬들의 거대한 함성이 터졌다.
월드시리즈 헹가래 투수가 된 우에하라는 포수와 얼싸안고 손가락으로 하늘을 찌르며 포효했다. 일본 요미우리 시절에도 최정상에 서봤지만, 그때와는 차원이 다른 희열이었다.
우에하라는 지난달 31일(한국시각)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 파크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의 ‘2013 MLB' 월드시리즈 6차전에 마무리 투수로 등판, 1이닝 무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하며 보스턴 우승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들어 올린 보스턴은 86년 동안의 ‘밤비노의 저주’ 사슬을 끊은 2004년, 그리고 2007년 우승 이후 6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고지!” “고지!”를 외치는 홈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우에하라는 빛나는 월드시리즈 반지까지 남은 한 이닝을 화려하게 매조지 했다. 선두타자 존 제이와 우다니엘 데스칼소를 좌익수 뜬공을 솎아낸 데 이어 맷 카펜터에게는 주무기 스플리터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우에하라는 월드시리즈에서도 5경기 4.2이닝 무실점 2세이브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시리즈 평균타율 0.688을 기록한 ‘빅파피’ 오티스에 밀려 월드시리즈 MVP까지는 오르지 못했지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역사에 남을 피날레의 주인공이 되는 영광을 안았다.
우에하라는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1일 일본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올 시즌 정말 열심히 했다. 이제는 내 자신에게 휴식을 주고 싶다”면서 “한편으로는 너무 무섭다. 생각지도 못할 정도로 과분한 (성과를 거둔)시즌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사실 우에하라는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에서 에이스로 명성을 떨치다 2009년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 지난 시즌까지 볼티모어와 텍사스를 전전하는 등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절치부심한 우에하라는 연봉 425만 달러(약 45억 원)에 1년 계약으로 뛰게 된 보스턴에서 마침내 야구인생의 정점에 올랐다.
시즌 중반 마무리 후보들의 이탈로 보스턴의 뒷문을 지키게 된 우에하라는 4승1패21세이브, 평균자책점 1.09라는 빼어난 성적으로 팀을 포스트시즌까지 이끌었다. 두둑한 배짱과 정교한 컨트롤로 가을에는 더 힘을 냈다.
우에하라는 스플리터를 앞세워 포스트시즌 전체 13경기에 나와 13.2이닝을 단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1승1패7세이브에 평균자책점이 0.66에 불과하다. 디트로이트와의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1승3세이브, 평균자책점 0이라는 퍼펙트 투구를 펼치고 시리즈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보스턴 마무리가 우에하라”라는 귀에 들리지 않는 다른 팀들의 비아냥거림을 비웃기라도 하듯 우에하라는 두려워 할 필요 없는, 당당히 받아야 할 선물을 받은 승자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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