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 붙으면 지는 군대 믿고 오늘을 살라고?

이상휘 선임기자

입력 2013.11.07 09:13  수정 2013.11.07 09:20

<칼럼>뒷골목 건달도 진다고 안하는데 하물며 장군이...

계백장군은 황산벌에서 전사했다. 뻔히 이길 수 없는 전쟁임을 알면서도 그는 싸웠다. 이순신 장군은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필생즉사와 필사즉생을 외쳤다. 그리고 승리했다.

미국의 밴플리트 장군의 일화는 감동이다. 그의 아들은 한국전에서 전사했다. 압록강 남쪽 순천지역을 정찰포격하러 갔다가 실종됐다. 아들을 찾으려는 아버지의 마음은 누구나 같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밴플리트 장군은 달랐다. 수색작전의 중단을 지시했다. 수색작업이 도를 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전쟁사의 영웅은 수없이 많다. 그들의 일화는 한결같은 일전불퇴였다. 물러서지 않는 용감함이었다. 어떠한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의연함이었다.

우리는 분단국이다. 북한은 여전히 건재하다. 서해를 비롯한 휴전선은 아직도 긴장감이 돈다.

군은 전쟁에 대비하는 게 임무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다. 그것이 국가체제의 수호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믿고 의지하는 이유다.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는 절대적 믿음이다. 제일의 가치가 투철한 국가관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신뢰하는 것이다.

1일 오전 국회에서 국방부 등에 대한 국방위원회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지난 6일, 대한민국 군대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다. 귀를 의심케 하는 ‘장군의 말씀’ 때문이었다.

“일대일로 붙으면 집니다.”

대한민국의 장군이 한 말이다. 그것도 국감장에서 그랬다.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정치권은 물론이거니와 국민들은 허탈했다.

“장군의 입에서 진다는 소리가 나온다니 기가 막힌다.”

공통된 반응이었다. 물론 말의 진위와 배경은 따로 있을 수 있다. 전작권 연기나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할 말이 있고 안할 말이 있다.

장군의 말씀(?)으로는 충격적이다. 싸워 보지도 않고 진다고 하니 말이다. 술렁거리고 불안해 할 수밖에 없다. 어쨌든 전쟁에서 진다고 하니 그럴 수밖에 없지 않는가.

뒷골목 건달도 싸울 때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상대가 아무리 덩치가 커도 위축되지 않는다. 힘이 없으면 깡으로 덤비는 게 그들의 속성이다. 겁을 내면 상대가 얕잡아 본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하물며 뒷골목 건달도 그러한데 대한민국의 장군이 그래서야 되겠는가 싶다.

북한의 국방비 1조, 대한민국 국방비 34조, ‘어떻게 질 수 있느냐’는 야당 국회의원의 질의는 타당하다. 세금을 내는 국민의 입장에서는 자괴감도 드는 것이다. ‘너무 잘 먹여서 몸이 둔해졌는가’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올 만하다.

조보근 장군은 틀림없이 훌륭한 장군일 것이다. 아마도 말실수를 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렇게 믿고 싶다. 안 그러면, 오늘 당장이 불안하다.

“조 장군님, 우리 군은 어떠한 조건에도 싸우면 이길 수 있는 거 맞습니까?”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상휘 기자 (shonl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