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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내란음모 없다" 방청객 "이석기 사형해"


입력 2013.11.12 17:55 수정 2013.11.13 15:00        김수정 기자

이석기 이정희 발언에 분개한 방청객 5명 쫓겨나…3명은 구속

시종일관 여유 부리는 이석기에 보수단체 방청객들 분노 터져

[현장 2보 : 2013.11.12. 17:55]

“만약 5.12 강연이 혁명모임이었다면 여행계획을 세웠겠는가?” (변호인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야 지금 너 뭐하는 건데? 저거 북한 X새끼야!” (여성 방청객)
“단언컨대 나는 내란음모 혐의가 없다.” (피고인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이 썩을 놈아. (이석기를) 사형해라. 더는 못 들어 주겠다.” (방청객 1)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1차 공판이 12일 오후 2시 수원지법에서 열린 가운데 이날 재판을 참석한 방청객 중 5명이 이 의원과 변호인으로 나선 이정희 통진당 대표의 발언마다 고성을 지르며 욕설을 퍼붓는 사태가 발생했다.

소동을 부린 방청객들은 이날 공판을 보기위해 지난 9일부터 수원지법 앞 쉼터에서 노숙을 하던 탈북자들이었다. 이들은 검사 측에서 기소요지를 발표했을 때만해도 다소 웅성거리기는 했지만 조용하게 방청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 대표와 이 의원의 발언 순서가 되자 연달아 5차례나 이 같은 돌발 상황이 발생한 것.

우선 시작은 이 대표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이 의원의 변호인으로 나선 이 대표는 “검찰은 (RO를)5.12모임에서 폭동을 준비한 조직이라고 했지만 그 어디에도 내란죄의 실행 흔적을 찾을 수 없다”며 “오히려 이날 이들은 백두산 여행을 논의 중이었다. 실제로도 갔다 왔다. 만약 진짜 혁명가였다면 이렇게 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12일 공판에서 이석기 의원과 변호인인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의 발언에 격분한 보수단체 방청객들이 법정내에서 고함을 지르며 소란을 피워 5명이 쫓겨났고 그 중 3명은 구속되기도 했다. 사진은 공판 전 수원지법 앞에서 이석기 의원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는 보수단체 회원들. ⓒ데일리안

그러자 한 탈북여성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고성을 지르며 “야 지금 너 지금 뭐하는 것이냐”며 “통합진보당 모두 꺼져라. 대한민국 국민의 권리를 박탈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한 남성도 일어나 “참 너희 말은 잘 한다”며 “한 달만 북한에 가서 살아 봐라. 북한 X개씨야”라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에 고요했던 재판장이 웅성거리기 시작하자 이내 재판장은 “지금 두 분에 대해서는 주의조치 하겠지만 이제부터는 구속하겠다”고 사태 진압에 나섰다.

그러나 재판장의 수습에도 불구, 곧이어 이석기 의원이 검찰 공소내용에 대한 반론을 시작하자 연달아 3명의 탈북자들이 흥분하며 이 의원에게 십자포화를 쏟아냈다.

이날 비교적 차분하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등장한 이 의원은 구속 전 발언마다 조심스러웠던 모습과는 달리 조목조목 거침없이 공소내용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지난 8월 28일 러시아 출장에서 돌아온 지 3일 만에 내란음모 사건이 터져 많은 사람들이 놀라도 나 역시 가장 크게 놀랐다”며 “단언컨대 나는 내란의 의도가 없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자 한 방청객이 도저히 참지 못하겠다는 듯 “(이석기를) 사형해라. 이 썩을 놈아. 더 이상 못 들어 주겠다”고 괴성을 지른 후 진행요원들로부터 퇴정당했다.

이 같은 돌발 상황은 2차례나 더 일어났다. 재판장이 구속하겠다고 연신 강조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은 자신의 내란음모 사건에 대한 첫 공판에서 시종일관 여유를 부리며 무죄를 주장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 의원은 “나는 북의 공작원 만난 적도 없고, 북한의 지령을 받은 적도 없다”며 “그런데도 결국 내가 한 모든 말과 행동을 북한과 연계시키려고 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에 또 다른 방청객이 이 의원을 향해 “그렇다 이 XX야. 말하는 것도 북한처럼 말한다”고 고성을 지른 후 재판장에서 빠져나갔다.

그러나 이 의원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그는 계속해서 발언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당시 강연에서) 나는 북의 남침을 예상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 북한을 공격한 것을 예상했다”며 “탈냉전 이후 전쟁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미국이 다른 나라를 침공한 것이며 다른 나라를 침공해 성공할 나라는 미국뿐이다. 북이 미국을 침공해 항복을 이끈다는 것은 누구도 상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미국이 북한을 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 사회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해 토론해야 한다고 했다. 이게 5.12강연의 진실”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현 정부 이후 역사가 후퇴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통해 많은 우려가 있지만 나는 역사는 후퇴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다. 비록 잠시였지만 한번 민주주의를 경험한 민중들은 결코 독재로 돌아갈 수 없다”며 발언을 마쳤다.

이에 마지막으로 한 탈북 청년이 “이석기 살리면 나라 망합니다. 나라 망하지 않게 하세요”라고 돌발 발언을 하면 이날 총 5명의 방청객이 재판장에서 쫓겨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들 중 3명은 재판장의 지시에 따라 별도에 장소에 구속, 감시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한편, 이날 첫 공판에서 검찰은 RO조직을 민족민주혁명당과 유사한 조직이라고 규명한 반면, 이석기 의원 측 변호인단은 RO조직은 실체가 없다고 반박하며 열띤 공방을 벌여 추후 남은 재판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수정 기자 (hoho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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