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든 두 용병' 한화, 왜 포기 승부수 던졌나
바티스타 이닝 소화능력, 이브랜드 에이스급 미달
FA시장 플랜B 실행에 그쳐..마운드 보강 절실
한화 이글스가 기존 외국인선수 대니 바티스타-다나 이브랜드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어느 정도 예견한 상황이다. 바티스타와 이브랜드 모두 지난 시즌 만족할 만한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바티스타는 2011시즌 대체 선수로 영입한 이래 한화에서만 3시즌 활약, 14승 13패 18세이브를 기록했다. 올해는 선발투수로 나서 29경기 7승7패 평균자책점 4.20에 머물렀다.
한화의 허약한 타선과 수비를 감안했을 때 1선발로서 고군분투했지만, 잦은 부상과 피로누적 탓에 후반기로 갈수록 안정감이 떨어졌다. 이브랜드 역시 6승14패 평균자책점 5.54로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결국, 한화는 사활을 건 도박 같은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시즌 막바지부터 둘의 재계약을 놓고 저울질해왔다. 몸 상태만 괜찮다면 둘은 다음 시즌 기대할 만한 가치도 있었다. 한화와 한국야구에 대해 적응이 끝난 데다 동료들과의 관계도 좋았다. 김응용 감독도 인정했듯, 바티스타와 이브랜드를 포기한다고 해도 시장에 현재 검증된 투수를 구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올 시즌 타선도 크게 보강해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만도 했다.
하지만 김응용 감독은 다음 시즌 마운드 강화를 위해서는 좀 더 확실한 에이스급 투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바티스타의 경우, 가장 큰 약점은 이닝 소화력이다. 총 29경기에서 143.2이닝에 그쳤고, 선발투수로서는 24경기에서 130이닝이었다. 선발로만 따져도 경기당 5이닝 조금 넘는 수준이다.
탈삼진 능력은 좋지만 투구수나 완급조절은 서툴렀다. 입단 당시만 해도 마무리투수로 영입된 바티스타는 해외에서도 선발로 뛴 경험이 많지 않은 투수다. 후반기 불펜 전환도 구위하락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불펜이 약한 한화로서는 바티스타보다 6~7이닝 책임질 이닝이터가 필요했다.
이브랜드는 바티스타에 비하면 좀 더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고, 시즌 막바지에 좀 더 좋은 투구내용을 보였지만 김응용 감독의 마음을 돌릴 정도는 되지 못했다. 피안타율이나 이닝소화능력, 탈삼진 등 모든 면에서 특출한 것이 없었다. 다음 시즌 기대를 가질만한 여지는 있어도 확신을 줄 정도로 매력적인 투수는 아니었다.
사실 당초 한화는 FA 시장에서 마운드와 배터리 보강을 1순위로 노렸지만, 최대어 장원삼과 강민호가 원 소속팀과의 재계약에 합의, 차선책으로 정근우-이용규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그만큼 한화로서는 다음 시즌 최대약점인 선발진 보강을 놓고 외국인 선수영입에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게 됐다. 즉, 플랜A가 실현되지 못함에 따라 강력한 보완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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