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꼼수 없는 안도 미키, 피겨 향한 '진심'


입력 2013.12.05 13:18 수정 2014.03.05 09:24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완성도 높은 피겨 위해 ‘교정 박차’

꼼수로 기술 포장하려는 선수들과 달라

슈퍼 미혼모 안도 미키(26)를 바라보면 애틋한 감정이 앞선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피겨를 진심으로 대하는 자세가 아름답다. 2008 세계선수권 프리스케이팅이 대표적 예다. 당시 안도 미키가 등장하자 하얀 빙판엔 ‘검은 비’가 쏟아졌다. 안도의 짙은 속눈썹 화장이 눈물로 범벅된 것.

안도는 이미 프리스케이팅 직전 왼쪽 종아리 근육이 파열된 상태였다. 전날 니콜라이 모로조프 코치는 안도에게 기권을 종용했다. 당시 모로조프 전 코치는 "안도가 세계선수권 2연패 꿈을 좇고 있지만, 무리하게 출전을 강행하면 5개월 이상 스케이트를 탈 수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안도는 모로조프의 만류에도 은반에 섰다. 그리고 수차례 빙판을 굴렀다. 프리스케이팅 4분 10초의 절반도 소화하지 못한 안도는 검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심판 앞에 섰다. 결국, 고개 숙여 포기 의사를 전달했다.

안도의 근육 파열 배경엔 전 시즌 ‘트리플 플립 교정’이 자리 잡고 있었다. 2007-08시즌 그랑프리 대회 중 무리하게 플립을 교정하면서 누적된 ‘예고된 파열음’이었다. 그렇다면 왜 안도는 시즌 중 플립 교정에 박차를 가했을까. 피겨스케이팅을 ‘진심’으로 대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중반 피겨 룰이 강화되면서 안도는 자각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뛴 몇 가지 점프는 강화된 판정에선 회전수 부족, 플립은 잘못된 발목 기울기 도약임이 드러났다. 설상가상으로 ‘무결점’ 김연아가 등장, 안도를 더욱 정신 차리게 했다. 김연아는 꽉 찬 3-3 연속 점프, 올바른 발목 기울기 플립(인)과 러츠(아웃)를 구사했다.

‘피겨 교본’ 김연아에 자극받은 안도는 2007년 "백지(리셋)상태에서 피겨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선언한다. 그 결과가 플립 전면 수정이다. 그랑프리 시즌 중 플립을 교정하면서 수차례 고꾸라졌다. 수년간 길들인 습관을 하루아침에 고치긴 쉽지 않았다.

잘못된 착지로 인대 손상, 근육 통증을 호소한 안도는 2007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에도 실패했다. 그러나 다음 해 안도는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정석 ‘인에지 도약’ 플립을 구사한 것. 하지만 기쁨도 잠시다. 2008 세계선수권에서 ‘플립 교정 후폭풍’ 누적된 근육 스트레스가 파열을 불렀다.

‘오류’를 알고 있음에도 고치지 않는 것은 당사자는 물론 팬들에게도 실례다. 피겨는 '꼼수'가 아니다. 완전하지 않은 트리플악셀을 추구하는 일본의 아사다 마오를 비롯해 러시아의 몇몇 피겨 선수는 아직도 잘못된 러츠, 플립을 구사하지만 그들은 교정을 등한시한다.

그런 의미에서 안도는 피겨를 진심으로 대한 정직한 선수다. “곧은 김연아를 존경한다. 그녀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고 싶다”는 안도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이유다. 안도 미키는 김연아 만큼 참되고 아름다운 여자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충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