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2017년 U-20 월드컵 유치 ‘그랜드슬램’

세계 이목 집중되는 청소년 대회 가운데 가장 큰 규모

월드컵·컨페드컵·U-17 월드컵 이어 그랜드슬램 달성

한국이 2017년 U-20 월드컵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 연합뉴스

한국이 오는 2017년에 벌어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유치에 성공했다.

FIFA는 5일(한국시각) 브라질 코스타도 사우이페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한국을 2017 FIFA U-20 월드컵 개최국으로 선정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001년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을 시작으로 2002년 월드컵, 2007년 17세 이하(U-17) 월드컵에 이어 FIFA 주관 4대 남자 대회를 모두 개최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FIFA 주관 4대 남자 대회를 모두 개최한 나라는 일본과 멕시코에 이어 세 번째다. 일본은 지난 1979년과 1993년에 U-20 월드컵과 U-17 월드컵을 유치한데 이어 2001년과 2002년에 한국과 함께 컨페더레이션스컵과 월드컵을 공동 개최했다.

지난 1970년과 1986년에 월드컵을 유치했던 멕시코는 지난 1983년 U-20 월드컵, 1999년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이어 2011년 U-17 월드컵을 개최한바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브라질 현지로 날아가 유치활동을 벌이긴 했지만 사실 한국의 유치 가능성은 매우 높았다.

당초 유치를 희망한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아제르바이잔, 바레인, 프랑스, 멕시코, 폴란드, 아일랜드,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튀니지, 우크라이나, 잉글랜드 등이었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중도에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고 FIFA 내에서 개최국 대륙 안배 원칙에 따라 아시아에 개최권을 준다는 공감대가 있던 상태였다.

지난달 15일까지였던 유치 신청서 제출에서 결국 우리나라와 아제르바이잔만이 참가했다. 특히 정몽규 회장은 지난달 14일 직접 FIFA를 방문해 제프 블래터 회장에게 유치 신청서와 개최 협약서를 제출하고 개최의 당위성을 알리는 등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벌인 끝에 2017년 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U-20 월드컵은 그야말로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대회다. 지난 1983년 멕시코에서 4강 신화를 쓰며 한국 축구가 '붉은 악마'라는 별명을 얻은 대회가 바로 U-20 월드컵이었다. 당시에는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으로 불렸다. 1991년 포르투갈에서 열렸던 대회에서는 남북 단일팀이 참가하기도 했다.

이 대회에서는 수많은 스타들이 탄생하기도 했다. 지난 1979년 일본 대회에서는 디에고 마라도나가 스타 탄생을 알렸고 1999년 나이지리아 대회에서는 세이두 케이타가 이름을 알렸다.

2001년 아르헨티나 대회와 2005년 네덜란드 대회, 2007년 캐나다 대회에서는 각각 하비에르 사비올라, 리오넬 메시,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골든볼과 골든슈를 동시에 안는 영예를 안았다. 1997년 말레이시아 대회에서는 프랑스의 다비드 트레제게가 5골로 실버 슈를 받기도 했다.

한편 FIFA는 내년 서울과 수원 등 9개 후보 도시를 대상으로 개최 후보도시 실사를 한 뒤 내년 말에 6~8개로 개최 도시를 추려 확정할 계획이다. 대한축구협회는 2015년 말에서 2016년 초 사이에 대회조직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