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 "대선불복" 선언에 윤상현 "막장이네"
성명 발표 후 논란 확산 민주당도 "개인 의견 일뿐" 선긋기
장하나 민주당 의원이 8일 국가정보원(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으로 치러진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결과에 불복한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 내년 6.4지방선거 때 대선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장 의원의 이같은 주장에 즉각 반발의 목소리를 높이며 민주당이 장 의원을 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당론과 배치되는 주장이 나오자 당황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의 불공정성은 지적하면서도 대선불복과는 선을 긋고 있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 등에 대한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장 의원의 주장과 관련, “한마디로 막장 드라마”라며 “민주당이 이렇게 국론을 분열해 얻으려 하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는 “‘안철수 신당’이 뜬다고 하니 대선불복으로 정치적 존재감을 올리려 하는 것은 반드시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라며 “민주당은 반드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또 장 의원 개인의 의견이라고만 해선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도 장 의원을 질타하고 나섰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장 의원의 주장이 실린 기사를 링크한 뒤 “민주당이 장 의원 배후에 있지 않다는 걸 입증하기 위해 장 의원을 즉각 당에서 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새누리당의 공세에 “장 의원 개인의 생각”이라며 거리를 뒀다.
박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당 소속의원이 당의 입장과 다른 개인적 입장을 공개 표명하는 것이 유감스럽다”며 “국기문란사건에 대한 당의 입장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박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방지책 마련에 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브리핑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한길 대표도 처음 보고받은 일이라 당황스러워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당 차원에서 장 의원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논의하지 않았다”면서 “(일단) 유감과 당론 재확인이라는 정도”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의원이 개인입장을 발표하거나 제시할 순 있지만, 당론이 명확하게 정해진 문제와 관련해 다른 입장을 제시하는 것에 대해 당에서 유감 표명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앞서 장 의원은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나, 국회의원 장하나는 ‘부정선거 대선결과 불복’을 선언한다”며 국정원과 국방부 사이버사령부, 국가보훈처 등이 불법선거개입에 가담했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현재 드러난 사실만 갖고도 지난 대선은 국가기관들이 조직적으로 총동원된 총체적 부정선거임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총체적 부정선거이자 불공정 선거로 당선된 박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국민에게 사죄하고 즉각적 사퇴를 하는 것뿐”이라며 “부정선거, 불공정선거로 치러진 대선에 불복하는 것이 민주주의 실현이며, 다가오는 6월 4일 지방선거와 같이 대통령 보궐선거를 치르게 하는 게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박 대통령의 아버지가 총과 탱크를 앞세운 쿠데타로 대통령이 됐다면 국정원과 사이버사령부를 동원한 사이버쿠데타로 바뀌었다는 것만 다를 뿐”이라며 “국민들을 위한 민생에 조금이라도 신경 쓸 생각이 남아있다면 지금이라도 지난 대선이 불공정했음을 인정하고 민주주의를 바라는 국민의 요구에 순응해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장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미 ‘대선불복 주장’을 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국정원 트위터글 2091만건+사이버사령부 2300만건 = 개인적 일탈 4391만건”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빨강색 펜으로 ‘대통령은 사퇴하라! 보궐선거 실시하자!! 국회의원 장하나’라는 글을 이날 1면 톱으로 ‘국정원 트위터글 2091만건 더 있다’는 기사를 게재한 ‘한겨레신문’ 위에 적은 뒤 직접 들어보인 사진을 찍어 올렸다.
한편, 장 의원은 19대 총선 당시 청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연세대를 졸업한 장 의원은 국회 입성 전 민주당 제주도당 대변인, 제주해군기지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제주시 읍면동대책위원회 사무청장 등을 지냈다. 민주당이 민주통합당일 당시에는 청년 몫으로 최고위원을 지냈으며, 현재 청년담당 원내부대표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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