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1주년 박 대통령, 차분함 속 꿋꿋한 경제행보
19일 요란한 자축연 대신 중소기업인 간담회 참석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1주년인 19일 요란한 자축연 대신 평소와 같은 조용한 경제 행보를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상암동 중소기업 DMC 타워에서 글로벌 중소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중소기업이 해외진출 시 느끼는 애로사항과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과 관련한 기업인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후 새누리당 사무처 당직자 등 60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가진 뒤 저녁에는 황우여 대표, 최경환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최고위원들과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다만 청와대는 이들 행사를 비공개로 치르고, 별도의 브리핑도 하지 않을 계획이다. 말 그대로 ‘조용히’ 1주년을 보낼 방침이다.
5주 연속 경제 행보…간담회 의미는 '세일즈외교 총결산'
먼저 박 대통령은 중소기업 간담회에서 중소기업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했던 경험을 소개받고, 정부의 맞춤형 지원방안에 대해 기업인들과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이날 간담회는 국민경제자문회의, 무역투자진흥회의, 전국경제인엽합회(전경련) 간담회에 이은 박 대통령의 5주 연속 경제 행보다.
특히 행사에 참석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박 대통령이 이날 행사를 마련한 데 대해 “대통령이 당선 만 1년, 취임 300일을 맞아 중소기업계를 방문해준 데 대해 매우 뜻깊게 생각하며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나는 세계시장 진출이 우리 중소·중견기업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과제가 돼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도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사이에 성과의 격차가 큰데 자유무역의 확대로 내수시장과 세계시장의 벽이 허물어지면 그 격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수출에 의한 학습효과는 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며 “이제 우리 중소기업들도 글로벌 영업망을 확충해나가는 일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겠다. 정부는 여러분들이 미래를 향해 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정상외교 시 체결한 MOU(양해각서) 협정 등 성과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기업들에 제공하고, 각 지원기관과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사업기회를 알선·중개하도록 하면서 국가별, 분야별로 맞춤형 지원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은 행사가 끝난 뒤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행사는 올해 1년 간 박 대통령의 해외 세일즈외교를 총결산한다는 자리”라고 의미를 부여한 뒤 “세일즈외교의 성공을 어떻게 더 확산시키느냐를 놓고 정부가 마련한 방안을 설명하고, 거기에 대한 기업인들의 의견을 듣는 날이었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간담회에는 국내 기업인들뿐 아니라 러시아, 미국, 프랑스, 중국, 일본 등 9개국 현지진출기업을 포함한 75개 기업이 참석했다. 이들은 해외진출에 성공한 사례를 발표하면서 이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들을 토로했고, 정부는 맞춤형 지원과 정보 공유를 확대해 진출 여건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의약품, 건강보조식품 기업인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박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에 사절단으로 참여했다가 현지 식약청장을 만난 인연으로 현재 베트남 현지에 700만 달러 규모의 임상센터를 설립하는 것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조 수석은 이를 세일즈외교의 대표적인 성과 중 하나로 소개했다.
조 수석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기업들의 해외진출 사례를 듣던 중 “답은 현장에 있다. 현장에서 나오는 정책보다 더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은 없다는 걸 오늘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별도 기념행사·평가 없이 올해 넘길 듯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 및 오찬·만찬 외에 별도의 기념행사는 잡지 않았다. 더불어 청와대는 자체 국정운영 평가 없이 올해를 보낼 방침이다.
자화자찬식의 요란한 행사나 발표보단 그간 보여왔던 민생·경제 행보에 주력함으로써 정부의 진정성을 알리고, 경기를 살리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아주 조용한 만찬 정도로, 아주 요란하게 진행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신 이정현 홍보수석은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근혜정부의 대선 1주년에 대한 대내외 평가와 관련해 개인적인 소회를 전했다.
당시 이 수석은 야권과 일부 언론의 쏟아지는 ‘불통’ 평가에 대해 “원칙대로 바르게 가면서 국민에게 더 큰 이익이 돌아가게 하는 길을 방해하고, 못 가게하고, 손가락질하면서 비난하는 세력과 소통하지 않는 것을 불통이라 한다면 그건 자랑스러운 불통이다”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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