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론소 빙의’ 기성용, 골보다 빛난 대지를 가른 도움
전반 41분 추가골 이어 후반에는 도움까지
'멀티 공격포인트' EPL 데뷔 후 최고의 활약
마치 사비 알론소(33·레알 마드리드)를 보는 듯 했다.
선덜랜드의 기성용(24)이 멀티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잉글랜드 진출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기성용은 12일(한국시간)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2013-1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풀럼과의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1-0으로 앞서던 전반 41분 추가골을 꽂은데 이어 후반 24분에도 도움 1개를 작성했다.
선덜랜드는 기성용은 물론 해트트릭을 기록한 아담 존슨의 활약을 앞세워 4-1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리그 최하위에 머물던 선덜랜드는 4승 5무 12패(승점 17)째를 기록하며 19위로 한 단계 상승, 강등권 탈출인 17위 웨스트햄(승점 18)과의 격차를 승점 1점 차로 좁혔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기성용은 전반 41분, 오른쪽 측면 프리킥 상황에서 존슨이 굴려준 땅볼 크로스를 페널티박스 바깥쪽에서 그대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풀럼의 골망을 갈랐다. 16일 만에 터진 시즌 3호골이자 리그 2호골이었다.
하지만 가장 멋진 장면은 골이 아닌 어시스트였다. 기성용은 2-1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던 후반 24분, 역습 상황에서 직접 중앙선까지 볼을 몰고 나온 뒤 쇄도해 들어가던 존슨을 향해 기가 막힌 스루 패스를 연결했다.
말 그대로 대지를 가르는 패스였다. 풀럼 수비라인을 단 번에 베어버린 패스는 존슨에게 정확히 배달됐고, 골을 넣기 안성맞춤이었다. 특히 이 패스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 중인 수비형 미드필더 사비 알론소가 떠오르기 충분했다.
실제로 알론소는 과거 리버풀 시절은 물론 현 소속팀에서도 단 번에 길게 찔러주는 롱패스가 일품인 미드필더. 따라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앙헬 디마리아 등 발 빠른 윙어들이 대거 포진한 레알 마드리드에 최적화된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성용 역시 그동안 발군의 롱패스 능력으로 그라운드를 지배하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 무엇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서 이청용과 손흥민 등 측면 공격수들과 좋은 호흡을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기성용의 결정적 패스 한 방은 선덜랜드가 강등권에서 벗어날 수 있는 희망임과 동시 오는 6월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홍명보 감독에게도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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