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현역 최고령이자 유일한 60대 사령탑이던 김동광 감독의 사퇴는 팬들의 많은 아쉬움을 낳고 있다. 김동광 감독은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다가 지난 2012-13시즌을 앞두고 친정팀 삼성으로 복귀하며 8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왔다. 부임과 동시에 전 시즌 꼴찌에 그친 삼성을 일약 6강 플레이오프로 이끌며 녹슬지 않은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올 시즌에도 약체라는 예상을 깨고 시즌 중반까지 오리온스, KCC 등과 6강 경쟁을 펼치는 등 선전했지만 허약한 팀 전력이 발목을 잡았다.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과 고질적인 득점력 부족 속에 연패 수렁에 빠졌다.
지난 21일 동부와 외국인선수 허버트 힐-마이클 더니건을 맞바꾸는 대형 트레이드로 승부수를 띄웠지만 이마저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힐 합류 이후에도 3경기 연속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며 대패한 삼성은 올 시즌 두 번째 8연패를 기록 중이다.
6강권과의 승차로 4.5경기 벌어지며 사실상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려워졌다. 김동광 감독은 성적부진에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를 선택했다.
삼성은 김동광 감독의 자진 사퇴가 분위기 전환을 위한 마지막 승부수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사퇴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삼성은 14승 25패로 8위에 머물고 있지만 산술적으로는 아직 15경기나 남아 있기 때문에 6강 진출을 아직 완전히 포기할 상황은 아니다. 벌써 시즌을 포기하고 새판 짜기에 들어가기도, 그렇다고 6강에 연연하기도 모호하다.
김상식 감독대행이나 이상민 코치가 지도자로서 경험이 풍부한 편도 아니다. 김상식 대행은 2006년 KT&G(현 KGC)와 2008년 오리온스에 이어 감독대행만 벌써 세 번째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를 남긴 적은 없다. 유일하게 정식 감독으로 선임된 2008-09시즌 오리온스에서는 성적부진으로 한 시즌을 다 채우지 못하고 경질됐다.
연패를 끊지 못한 상황에서 그나마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이끌던 김동광 감독의 사퇴가 가뜩이나 흔들리고 있는 팀 분위기를 더 어수선하게 만들 위험도 크다.
새로운 인물을 찾으려고 현재 재야에 머물고 있는 감독 후보군 중 검증된 인사가 많지 않은데다, 지금 당장 대안이 될 만한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것도 고민거리다. 시즌 후 김상식 대행이나 이상민 코치의 정식 감독 승격설이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무엇보다 팀의 확실한 방향성을 잡는 게 시급하다. 단기적인 과제는 물론 연패 탈출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확실한 새판 짜기가 필요하다. 현재 삼성의 가장 큰 고민은 리빌딩의 확실한 구심점이 없다는 점이다.
끊임없이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이미 전성기를 넘어선 김승현과 이정석의 부활은 요원한 상황이다. 이동준 역시 한 팀의 주축이 되기에는 부족함이 많은 선수다. 임동섭-박재현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는 더디다.
2012년 김상준 체제의 혼란이 만들어낸 시행착오에서 삼성은 완전히 빠져나온 상태가 아니다. 예전 안양 KGC 인삼공사나 서울 SK처럼 몇 년간 꾸준히 하위권 성적을 바탕으로 유망주 신인들을 차곡차곡 적립하는 시나리오도 이제는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때 전통의 명가를 호령했던 삼성이지만 지금의 현 주소는 너무도 초라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 김동광 감독도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는데 실패할 정도로 삼성은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