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감래' 오리온스, 비난에 결과로 응답
조직력 엇박자 하위권 맴돌던 초반 침체 벗어나
4:4 트레이드로 새로운 컬러..6강도 확정적
‘2013-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에서 가장 롤러코스터 같은 반전을 일군 인물이라면 단연 고양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을 꼽을 수 있다.
약 한 달 전만 해도 추일승 감독 이름 뒤에는 '아집' '편애' 같은 부정적 연관 검색어들이 줄줄이 따라붙었다. 시즌 개막 전 강력한 6강 플레이오프 후보로 꼽혔던 오리온스는 뚜껑을 열자 엇박자를 드러내며 내내 중하위권을 전전했다.
믿었던 외국인 선수 리온 윌리엄스의 컨디션 난조 속에 전태풍과 최진수 같은 자원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부진한 김동욱과 전정규 같은 선수들만 중용하는 추일승 감독 용병술에 비판적인 시각이 많았다.
좀처럼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던 추일승 감독과 오리온스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역시 KT와 단행한 4:4 깜짝 트레이드. 핵심은 추일승 감독 농구에 잘 맞지 않던 전태풍을 떠나보내고 대신 득점력이 좋은 앤서니 리처드슨과 높이를 갖춘 장재석을 보강한 것.
결과적으로 이 트레이드는 지금까지 양팀 모두에 윈윈이라는 결과물로 나타나고 있다. 리처드슨은 뛰어난 득점력과 클러치 능력으로 그동안 윌리엄스와 전태풍이 맡았던 해결사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KT서 유난히 풀리지 않았던 잊힌 1순위 장재석은 오리온스에서 '스크리너 노예'를 벗어나 득점과 리바운드에 적극적으로 가담, 대학 시절의 본능을 되살리고 있다. 여기에 최근 상무서 제대한 슈터 허일영의 복귀는 김동욱-전정규에 의존하던 오리온스 포워드진에 날개를 달았다.
시즌 초반에 비하면 오리온스의 스쿼드는 각 포지션별로 교통정리가 완료, 훨씬 짜임새가 생겼다. 각 포지션마다 다른 스타일과 장점을 지닌 선수들의 로테이션이 가능해지면서 전술적 유연성이 크게 높아졌고, 선수들 사이에서 자연스러운 경쟁구도가 자리 잡았다. 초반 극도의 부진으로 비판의 대상이 됐던 김동욱과 최진수가 후반부로 갈수록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최근 6연승 파죽지세의 오리온스는 현재 21승20패로 6위에 올라있다. 공동 7위권 KGC-삼성과는 무려 6게임차. 13경기 남겨둔 현재, 남은 경기에서 5할 정도의 승률만 유지해도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 최근 경기서 보여준 오리온스의 짜임새라면 플레이오프에서 어느 팀을 만나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해도 리빌딩의 실마리를 잡지 못해 방황의 시절을 보내던 오리온스는 추일승 감독 체제에서 어느덧 중흥의 기틀을 잡아나가고 있다. 오리온스의 상승세와 더불어 추일승 감독에 대한 팬들의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 오리온스의 돌풍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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