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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인’ 혼다, 한 달 만에 부적격 판정?


입력 2014.02.04 15:04 수정 2014.02.04 15:48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토리노와의 리그 경기서 최악의 플레이로 혹평

겉도는 플레이, 수비 가담 역시 문제점 떠올라

혼다는 AC 밀란 이적 후 겉돌고 있다. ⓒ 게티이미지

일본 축구의 자존심 혼다 케이스케(27·AC 밀란)가 좀처럼 이탈리아 무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혼다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각), 산시로에서 열린 ‘2013-14 세리에A’ 토리노와의 홈경기에 선발 출전했지만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종료 직전 교체 아웃됐다.

AC 밀란은 아딜 라미가 후반 4분 동점골을 넣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집단 부진에 빠지며 역전에 실패, 결국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이로써 승점 1 추가에 그친 AC 밀란은 여전히 리그 10위에 머물며 UEFA 챔피언스리그는 물론 유로파리그 티켓마저 멀어져가는 상황이다.

경기가 끝난 뒤 이탈리아 언론들은 일제히 혼다의 부진을 꼬집었다.

‘투토 스포르트’는 혼다에 대해 “이 일본인 선수에게 악몽같은 밤이었다. 머리 색깔(금발)만 눈에 띄었을 뿐 그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며 양 팀 통틀어 최저점인 4.5점을 부여했다.

또한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아예 ‘화성인 혼다’라는 자극적인 촌평으로 평점 5점을 매겼다. 혼다의 평점은 호비뉴, 보네라와 함께 최저점.

특히 이 신문은 “다른 선수들은 금성에서 왔지만 혼다 홀로 화성에서 왔다. 동료들과 전혀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이었다”며 “데뷔전에서 불타올랐지만 이후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혼다는 4개의 슈팅을 때렸고, 패스 성공률 역시 89%로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하지만 경기를 분석해보면 혼다의 플레이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먼저 패스 성공률은 높지만 패스 횟수가 37회에 그치고 말았다. 이는 최전방 공격수 지암파올로 파찌니와 크리스티안 아비아티 골키퍼에 이은 팀 내 최저 횟수다. 반면, 슈팅 횟수는 카카(5회) 다음으로 많다. 이는 미드필더로서 공격을 이끌거나 찬스를 만들어야 하는 임무를 망각한 채 혼자 겉돌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혼다가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놓고 있다.

현재 AC 밀란의 주된 전술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인 카카를 축으로 최전방 마리오 발로텔리와 호비뉴-혼다가 좌우를 책임지는 4-2-3-1 포메이션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카카가 볼을 잡은 가운데 발로텔리(또는 파찌니)가 수비수를 끌고 나오면 호비뉴 또는 혼다가 침투하는 방식이다.

무엇보다 왼발잡이인 혼다는 오른쪽에 위치해 있을 때 사실상 제2의 공격수로서의 역할을 맡아줘야 하지만 느린 발과 넓지 않은 활동량으로 인해 동료들과의 호흡에서 계속 불협화음을 내는 실정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밀란의 올 시즌 가장 큰 문제점은 공격이 아닌 수비라인에 큰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클라렌스 세도르프 감독이 부임한 이후에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공격수들의 수비 가담 또는 전방 압박이 절실하지만 혼다는 수비 시 동료들의 움직임을 관찰할 뿐이다. 이로 인해 오른쪽 수비수인 이그나치오 아바테와 마티아 데 실리오는시즌 초에 비해 체력이 크게 저하된 모습이다.

혼다는 지난달 AC 밀란 입단 당시, 에이스의 상징과도 같은 등번호 10번을 부여받았다. 그리고 데뷔전에서 멋진 골을 터뜨려 이탈리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그로부터 1개월이 지났고, 6경기(선발 4경기)를 치르는 동안 그의 거품은 완전히 꺼진 상태다. 참을성 없기로 유명한 이탈리아에서 혼다의 빅리그 커리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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