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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다! 김연아, 피겨판 유럽 짬짜미?


입력 2014.02.20 12:04 수정 2014.03.05 09:35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김연아, 쇼트 1위 차지했지만 가산점 다소 박해

유럽 선수 밀어주기? 소트니코바-코스트너 납득 못할 플러스

'피겨퀸‘ 김연아(24) 점수가 발표된 후에야 비로소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어딘가 모르게 씁쓸함도 묻어났다. ‘디펜딩 챔피언’에 대한 예우는 야박했고 평가마저 인색했기 때문이다. 김연아도 분명 점수가 짜다는 것을 느꼈다.

김연아는 20일(한국시각) 러시아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 쇼트프로그램에서 클린 연기로 1위(74.92점)에 올랐다. 2위는 홈 이점을 등에 업은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74.64점), 3위는 이탈리아의 카롤리나 코스트너(74.12점·3위)가 차지했다.

미국 ‘신성’ 그레이시 골드는 68.63점으로 4위, 호기롭게 김연아에 도전장을 내던진 율리야 리프니츠카야(65.23점)는 올림픽 첫 출전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고꾸라지며 5위(65.23)에 머물렀다. 일본의 아사다 마오는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다 또 엉덩방아를 찧는 등 난조 끝에 16위(55.51점)로 추락했다.

김연아는 이날 기술(TES) 39.03점, 예술(PCS) 35.89점을 받았다. 4년 전 자신이 밴쿠버올림픽에서 세운 역대 최고점(78.50점)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채점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게 김연아의 영혼을 울리는 2분50초짜리의 피겨 뮤지컬이다.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김연아는 첫 점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룹 콤비(이하 3-3)를 완벽하게 성공했다. 이어 경이적인 도약의 트리플 러츠, 놀라운 비거리 더블 악셀도 깔끔하게 소화했다. 빙판을 매끈하게 타는 스케이팅 기술과 현란한 스텝 역시 일품이었다.

다만, 심판의 판정이 지나치게 인색했을 뿐이다. 경기를 중계한 SBS 배기완 캐스터는 “최근 올림픽 여자 피겨에서 미국이 두 차례 우승(1998, 2002), 일본이 한차례 우승(2006), 한국이 한차례 우승(2010)했다”고 말을 돌려 심판의 채점방식에 서운함을 표했다. 실제로 북미 피겨 평론가들 사이에선 “유럽 출신 심판이 러시아에서 개최된 이번 소치 올림픽을 벼르고 있었다”며 같은 유럽 선수 밀어주기 의혹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을 살 만하다. 이날 김연아의 예술점수는 35.89인 반면, 코스트너의 예술점수는 36.63점에 달했다. 코스트너는 클린 연기를 펼쳤지만, 견고한 기술과 달리 ‘예술성’은 김연아에 비해 훨씬 떨어졌다.

2위 소트니코바(74.64)의 기술점수도 ‘거품’이 끼었다. 김연아의 3-3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김연아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룹(기본점 10.10) 가산점은 1.50점에 그쳤다. 반면, 소트니코바는 김연아의 3-3보다 레벨이 낮은 트리플 토룹-트리플 토룹(기본점8.20점)을 소화했음에도 가산점 1.60점을 받았다.

소트니코바의 3-3은 이날 역동적인 3-3을 보여준 ‘흑인 선수’ 매베레니스 메이테(9위, 58.63점)보다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김연아와 소트니코바의 격차가 불과 0.3점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외신들도 “소트니코바에게 너무 너무 관대한 평가였다”고 꼬집었다.

‘피겨 변방’을 대표하는 김연아는 시니어 데뷔 후 피겨 강대국의 견제로 눈물 흘린 적이 많았다. 김연아가 불세출 천재가 아니었다면, 명함조차 내밀기 어려운 곳이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판이다. 그런 여건 속에도 살아남는 것을 넘어 퀸으로서 지배하고 있다는 자체는 말 그대로 기적이다. 그리고 그것은 소치 프리 스케이팅에서도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김연아는 21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맨 마지막에 출전한다. 오전 2시58분 워밍업을 시작하고 3시46분경 출전할 예정이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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