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국정원 증거조작 시비 '제눈 찍기'인 이유는
<칼럼>국정원 제출 증거는 드러내기 곤란한 휴민트 활동임을 고려해야
국가경쟁력, 디지털시대에 절대적 과제다. 어떻게 하면 뒤처지지 않을 수 있을까. 이 문제가 국가운영의 전부라고 봐야 한다. 경쟁력에 가장 중요한 기반은 무엇인가. 간단하다.
그것은 정보다. 빠르고 정확한 정보의 입수, 그리고 분석력이다. 안보, 산업, 국방, 외교 등 모든 분야에서 그렇다. 정보의 경쟁력 없이는 국가 경쟁력도 없다. 더구나 철저한 약육강식인 지금의 시대다. 정부는 이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국가정보 활동은 크게 두가지로 말한다. 시진트와 휴민트다. 군사적 용어로 정의되어 있다. 시진트는(SIGINT)는 Signal Intelligence의 약자다. 위성을 통한 감청을 포함해 전자정보(ELINT: Electronic Intelligence)와 통신정보수집(COMINT: Communication Intelligence)등의 수집활동이다.
NSA(미국가안보국)의 통신감청 시스템이 유명하다. 이른바 에셜론이다. 최근에 이를 통한 감청이 세계적 비난을 일으킨 바 있다.
휴민트는 좀 다르다. 휴민트(HUMINT)는 Human Intelligence의 약자다. 대인정보활동이다. 쉽게 말하자면 스파이나 정보원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영국의 ‘첩보영화시리즈 007’를 떠올리면 이해가 빠르다.
이 같은 휴민트 활동은 시진트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장점이 있다. 대인활동을 통한 은밀한 정보수집이 가능하다. 계획과 방향, 그리고 동향파악으로 분석을 할 수 있다. 다만, 오랜시간 축적된 시스템이어야 한다.
단시간에 휴민트를 통한 정보가치를 올리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반대로 시진트는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다르다. 군사적으로는 무인항공 정찰기를 통한 정밀포격 등도 가능하다. 위성감청, 인터넷, 휴대폰 등등 모든 것이 정보활동의 표적이다. 무차별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국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민간인 희생도 따른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시진트 활동에 적극성을 띤다. 대표적 사례가 에셜론인 것이다.
미국은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등과 유쿠자(UKUSA)라는 안보조약을 비밀리에 체결했다. 소위 ‘5개의 눈’이다. 이들은 수집되는 정보를 공유한다. 전 세계의 무선, 위성, 전화, 팩스, 이메일까지 수집해서 분석하고 분류된 정보들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휴민트 활동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의 관계 때문이다. 시진트 정보활동은 미국측에 많은 의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한때 휴민트 활동이 위축된 적도 있었다. 김대중 정부 출범 후부터다. 햇볕정책 등 대북정책의 기조변화 때문이었다. 남북의 긴장관계가 완화되면 휴민트 활동은 부담으로 작용된 것이다. 이후 노무현 정부까지 휴민트 활동은 소강상태였다. 물론 정확한 것은 알 수 없다. 정보활동의 민감하고 예민한 속살까지야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휴민트 활동은 적극성을 보였다. 일관된 대북정책의 기조때문이었다. 서해도발 등에 따른 긴장관계가 조성된 까닭이기도 했다. 북한 주민들의 탈북이 많아졌다. 북한 지도부의 변화도 많았다. 당연히 대북정보의 중요성이 부각될 수 밖에 없었다. 취약해졌던 대북정보 라인의 보강이 필요했던 것이다. 휴민트 활동의 재개(?)를 위한 조치였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하면서도 마찬가지다. 김정은 체제 등 북한내부의 변화조짐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그 어느때 보다 대북정보가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이를 위한 국가정보원의 휴민트 활동은 어느 수준인지 알 수없다. 오랜 시간을 두고 축적되어야만 성과가 가능한 활동이다. 지난 몇 년동안 그러한 노력들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휴민트 활동에 적신호가 켜졌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 때문이다. 야당에서는 장외투쟁을 하면서 공세에 나섰다. 파장이 심상치 않다. 진실은 밝혀져야 하는 것이다. 억울한 사람이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따로 있다. 검찰과 국정원의 증거조작 시비에 따른 휴민트 활동이다. 자칫 이러한 정보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국정원으로부터 받아 검찰이 제출한 증거는 중국측으로부터 받았다고 한다. 위조회신도 중국측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국정원이 제출한 증거 등은 짐작컨데 휴민트 활동인 것이다. 중국측은 우리의 휴민트 활동에 우호적이지 않다. 탈북자가 많아져 정보수집 활동이 중요해진 우리의 입장과는 상관없다.
자국내에서 움직이는 정보활동이 곱게 느껴질리 만무한 것이다. 개인의 억울함도 중요하다. 위조라면 당연히 진실을 밝히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장외투쟁을 강행하는 야당의 입장도 이해되는 측면이다.
그러나 조금만 더 냉정할 필요가 있다. 국가적 차원이라는 점이다. 현재의 분위기가 더 크게 이어질 경우다. 그럴 경우 우리 정부의 대북 휴민트가 모조리 드러날 수 있다. 차분하게 기다려보자는 것이다. 왜냐하면, 자칫 ‘제눈찍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 문제가 확산되고 의도치 않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경우다. 어떠한 경우든 휴민트가 드러나서는 안되는 것이다. 총력을 기울여 재생시켜놓고 구축해놓은 정보시스템이다. 당연히 많은 손실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정보는 국가안보의 중요한 동력이다. 애써 만들고 축적시켜논 정보활동 시스템이다. 송두리째 없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말이다.
정부도 그러한 점을 인식해야 한다. 야당도 그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서로가 이해하고 지혜를 발휘해야 할 문제다. 우리가 싸울수록, 중국과 북한만이 쾌재를 부를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도청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미국 내에서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인데 공화당에서 공격은 안하고 오히려 국가 정보활동에 대해서 박수를 보냈다.
정보활동을 안하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은가. 미국 내에서는 미국 힘을 입증한 좋은 사례다. 오바마에 대한 공화당의 태도도 생각해봐야할 문제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