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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적극 돕겠다"에 박원순 "한배 타 행복" 화답


입력 2014.03.23 19:31 수정 2014.03.23 19:33        조소영 기자

문재인 때와는 분위기 달라? "박원순과도 한마디"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교보문고 앞에서 서로에게 선물할 책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 시장은 안 의원에게 '그들은 소리내 울지 않는다'를 안 의원은 박 시장에게 '보이지 않는 도시들'을 선물했다.ⓒ연합뉴스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23일 개별 만남을 갖고 덕담을 주고받았다.

이날 회동은 안 위원장이 박 시장의 일정에 함께 하겠다고 ‘러브콜’을 보내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위원장은 지난 22일 부산시당 창당대회에서 문재인 민주당 의원을 만났으나 따로 회동을 갖거나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박 시장과 안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 1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당 창당행사를 마친 뒤 3시 40분경 광화문광장 희망나눔장터에서 만나 길을 걸으며 협동조합, 일자리 창출, 소프트파워의 중요성, 기초선거 무공천 등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특히 서로를 향한 신뢰의 말들이 눈길을 끌었다. 안 위원장은 “도시 발전을 위해서는 건물, 시설이 중후하고 장대한 하드웨어도 필요하겠지만 서울에 더 필요한 것은 소프트파워가 아니겠는가”라며 “다양한 문화적 공간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공간들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창의적 방법들이 도시를 살아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 점에서 박 시장이 지난 2년여 열심히 노력했고 시정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나도 최선을 다해 적극적으로 도와드릴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뒤이어 박 시장은 “안 의원(위원장)은 혁신과 변화를 만들어왔고 당시 죽이 많이 맞아 같이 일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나도 안 의원도 정치권으로 들어왔다”면서 “정치가 그렇게 요란하고 특별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안 의원과 내가 정치 이전 함께 해온 사회혁신과 변화는 시민들의 행복한 삶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더구나 이번에 안 의원과 한배를 확실하게 타게 돼 나는 지방정부에서 안 의원은 중앙정치 무대에서 함께 힘을 합쳐 그런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앞서 박 시장은 “우리 안 의원님, 이제 대표님이라고 불러야 하는 게 맞나”라고 했고, 이에 안 의원이 “아직 아니다”면서 웃음을 터트리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교보문고 들러 '책 선물' 서로 주고받아

두 인사는 기초선거 공천 문제에 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일각에서 기초선거 무공천을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 박 시장은 “안 의원이 주장하는 자기 특권 내려놓기가 험난한 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국민에게 약속한 것이니 지키는 것이 정도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도 “단기적 이익을 쫓아 약속을 저버리는 세력과 고난의 길이지만 약속을 꼭 지키려는 세력에 대해서는 국민이 장기적 관점에서 판단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서로에게 줄 책을 찾아 직접 계산한 뒤 선물하기도 했다. 안 위원장은 이탈로 칼비노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 박 시장은 송호근 교수의 ‘그들은 소리내 울지 않는다’를 골랐다.

‘보이지 않는 도시들’은 젊은 여행자 마르코 폴로와 황혼기에 접어든 타타르 제국의 황제 쿠빌라이가 55개 형태의 유토피아에 대해 대화하는 내용이다. 안 위원장은 “박 시장이 이 책을 보며 서울이 지금 어디쯤 와있고 꿈꾸고 만드는 도시는 어떤 모습일지 많은 영감을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들은 소리 내 울지 않는다’는 베이비부머 세대 간 공유할 수 있는 공감대 형성과 위로를 나누자는 취지의 책이다. 박 시장은 “서울시만 해도 베이비부머 세대가 150만명이 되는데 초고령화, 급속고령화에 대해 우리도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면서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해야 하는 일이고, 안 의원은 앞으로 국회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것을 국가적 과제로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안 위원장은 전날 문 의원과의 만남과는 달리 안 의원과의 만남이 더 즐거워 보인다는 질문을 받자 “어제도 (문 의원에게) 농담했다. 행사 중이어서 (많은 말을 하지는 못했다)”면서 “오늘도 행사 중일 때는 박 시장과 한마디밖에 못 나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에서는 문 의원과 (행사장에서) 두 번에 걸쳐 말씀을 드렸으니 두 배로 이야기를 많이 한 것”이라고 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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