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피겨 간판 아사다 마오(24)가 김연아의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우자 또 다시 ‘점수 퍼주기’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아사다는 27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2014 ISU 피겨 세계선수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78.66점(기술점수 42.81점+예술점수 35.85점)을 얻어 1위에 올랐다.
이는 올 시즌 최고점이자 역대 쇼트프로그램 세계신기록이다. 종전 최고점은 지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무결점 연기를 선보인 김연아의 78.50점이며, 아사다는 4년 만에 김연아의 기록을 0.16점 높였다.
이날 아사다는 주 무기인 트리플악셀을 성공시키는 등 전체적으로 안정된 연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리플악셀 이후의 점프도 모두 성공시킨데 이어 스텝 시퀀스와 세 차례 스핀 모두 최고 수준인 레벨 4를 받으며 가산점을 크게 늘렸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아사다의 안방인 일본에서 열려 어느 정도 홈 어드밴티지가 적용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사다의 점수가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면서 소치 올림픽에 이은 ‘안방 퍼주기’ 논란이 다시 한 번 피겨계를 강타하고 있다.
사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는 아사다 마오를 비롯한 일본 선수들의 강세가 유독 눈에 띄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를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스즈키 아키코 역시 개인 최고점인 71.02점을 받은 뒤 감격에 젖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ISU가 주최한 국제대회서 스즈키가 기록한 개인 최고점은 2012년 2월 열린 ‘월드 팀 트로피’에서 작성한 67.51점이다. 물론 지난해 12월, 올림픽을 앞두고 자국에서 열린 일본선수권에서 70.19점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이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스즈키는 지금까지 50점대 후반에서 60점대 초반 점수를 받았던 선수였기에 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에 오른 마치다 타츠키도 마찬가지다. 마치다는 비교적 안정된 연기를 펼쳤지만 98.21점이라는 놀라운 점수를 받기에는 다소 의문이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마치다 역시 스즈키와 마찬가지로 개인 최고점(91.18점)보다 7점이나 높은 점수를 얻어냈다.
반면, 아사다와 함께 홈 이점을 크게 볼 것으로 예상됐던 소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하뉴 유즈루는 3위에 머물렀다. 올림픽에서 101.45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던 하뉴는 첫 점프 과제인 쿼드러플 토룹에서 실수를 범해 점수가 크게 깎였지만 역대 6위에 해당하는 91.24점이나 따냈다. 만약 실수가 없었다면, 세계신기록 경신이 확실했던 하뉴다.
피겨스케이팅은 지난 2002년, 이른바 ‘솔트레이크 올림픽 스캔들’이 터진 뒤 신 채점제도를 도입하는 등 여러 방면에 걸쳐 자구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지난 소치 올림픽에서 심판 배정의 문제점이 또 발생하는 등 특정 선수들에 대한 ‘점수 퍼주기’로 인해 다시 한 번 비난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전 세계 피겨팬들이 예의 주시하는 가운데 올림픽 직후 열린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도 홈 어드밴티지는 여전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를 펼친 모든 선수들은 박수를 받기 마땅하다. 하지만 걸맞지 않은 점수를 받은 일부 선수들에게 피겨의 가장 큰 매력인 감동을 얻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로 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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