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만한 아우' 문태영…2연패·MVP 동시 겨냥
5차전서 24점 7리바운드 종횡무진
팀 승리 이끌며 우승 문턱 다가서
‘형만 한 아우’ 문태영(36·울산 모비스)이 또 한 번 형 문태종(39·창원 LG)을 울렸다.
문태영은 8일 울산 동천체육관서 열린 '2013-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하 챔프전) 5차전에서 24점 7리바운드 4스틸의 전천후 활약으로 66-65 승리를 이끌었다.
LG와 모비스의 올해 챔프전은 친형제 문태종과 문태영의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으며 ‘형제의 난’이라는 이름이 붙기도 했다. 각각 소속팀의 주축 선수이자 포지션도 같은 두 선수는 정규시즌부터 팀의 우승과 MVP를 놓고 치열한 경쟁구도를 이어오고 있다.
피를 나눈 형제라도 승부 앞에서 양보는 없다. 물론 형제다 보니 서로 거친 플레이는 자제하고 있지만, 몸싸움이나 일대일 상황에서는 서로를 의식해 승리욕을 불태우는 모습은 오히려 더욱 격렬하다.
문태영은 4차전에서 승리한 뒤 문태종과의 비교에 대해 3승1패라고 자평해 눈길을 끌었다. 팀간 대결은 2승2패로 동률이지만, 문태종과의 개인 대결에서는 한 경기 빼고 자신이 더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의미였다.
문태영은 챔프전 5경기에서 21.6점을 기록 중이며 전 경기 20점 이상 올리고 있다. 득점에서 문태종이 문태영을 앞선 것은 25점을 폭발시킨 3차전이 유일했다. 또다시 모비스의 승리로 끝난 5차전 역시 문태영의 우위가 두드러졌다. 문태종 역시 충분히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지만 꾸준함 면에서 문태영에 미치지 못한다.
문태영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내외곽을 오가며 다양한 스위치디펜스로 데이본 제퍼슨과 문태종을 견제하는데 큰 수훈을 세우고 있다. 모비스가 올해 챔프전에서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면 MVP 0순위는 단연 문태영이다.
문태영은 그동안 늘 형 문태종에 비하면 다소 저평가 받아온 면이 있다. 전성기를 보낸 유럽무대에서도 올스타급 커리어를 자랑하는 문태종에 비해 문태영은 상대적으로 늦게 주목받았고, 문태종 만큼 폭발적인 클러치능력을 지닌 정통슈터와도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알고 보면 KBL에서의 발걸음은 늘 동생이 한 발 앞서나갔다.
문태영은 형 문태종보다 KBL에 1년 먼저 데뷔했고 득점왕과 정규리그-챔피언전 통합우승까지 이미 모두 휩쓸었다. KBL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개인 타이틀이나 우승경력이 없는 문태종으로서는 다소 아쉬울 수밖에 없다. 둘은 올해 정규리그에서도 MVP를 놓고 치열한 라이벌로 거론되고 있다.
2연패에 도전하는 문태영에 비해 불혹을 바라보는 문태종은 어쩌면 올해가 우승을 위한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상을 위해서는 동생을 넘어야 한다. 문태영 역시 형의 아성을 넘어 현재 자신이 KBL 최고의 선수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이제 1승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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