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 KIA 야구다’ 챔피언스필드 굴욕 날린 필·김주찬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4.05.05 09:10  수정 2014.05.05 12:03

선두 넥센 상대, 2-7→8-7 대역전극

관중 난입·화재 불명예 씻은 대형사고

KIA가 김주찬의 끝내기 안타로 선두 넥센을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 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의 홈구장인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는 지난주 불명예스러운 이슈로 자주 화제에 올랐다.

프로야구계를 뒤흔든 오심논란에 이어 만취한 관중의 그라운드 난입에 이은 심판 폭행, 금지된 화기를 반입한 관중의 부주의로 인한 관중석 화재 사고 등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이 속출했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개장 첫해부터 '사고다발지역'이 됐다는 오명이 따라붙었다.

하지만 4일은 챔피언스필드에서 모처럼 행복한 사고가 펼쳐졌다. KIA는 이날 넥센 히어로즈와의 2014 한국 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홈경기에서 8-7,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그것도 평범한 역전이 아니라 2-7로 뒤진 9회말에만 5점차 리드를 따라잡고, 연장에서 끝내기로 승부를 뒤집는 극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사실 9회말 전만 해도 챔피언스필드의 분위기는 암울함 그 자체였다. KIA 타자들은 7회까지 넥센 선발 밴 헤켄의 구위에 눌려 단 1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0-4로 끌려가던 KIA는 해캔이 내려간 8회들 어 두 번째 투수 한현희를 상대로 나지완이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추격에 나섰지만, 곧바로 9회초 구원투수 서재응이 넥센의 강정호(1점)와 이성열(2점)에게 잇달아 홈런을 얻어맞으며 패색이 짙었다.

리그 선두인 넥센을 상대로 9회 5점차 열세는 누가 봐도 절망적으로 보였다. KIA의 마지막 공격을 앞두고 성미 급한 일부 팬들은 경기장을 떠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리를 지킨 팬들에게는 '인생의 경기'가 될지도 모를 반전이 선물로 기다리고 있었다. KIA는 9회말 선두 신종길의 안타를 시작으로 김원섭의 내야땅볼 때 투수 악송구와 이대형의 적시타와 고영우의 희생플라이로 점수 차를 4-7까지 좁혔다.

화룡점정은 외국인 타자 브렛 필이 찍었다. 1사 1·2루 상황에서 타석에 오른 3번 타자 필은 넥센의 마무리 손승락을 상대로 좌측 담장 넘기는 3점 홈런으로 짜릿한 동점을 만들며 챔피언스필드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필의 시즌 6호 홈런.

한번 물오른 기세는 연장전까지 이어졌다. 연장 10회말 2사에서 1루에 있던 이대형이 도루에 이은 상대 포수 실책에 힘입어 3루까지 진루했다. 김주찬은 넥센의 마지막 투수 마정길을 상대로 통렬한 좌중간 적시타로 때려내며 대역전극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전날에 이어 이날도 끝내기 적시타 포함 3안타로 맹활약하며 선동열 감독을 기쁘게 했다.

KIA는 이날 경기 전까지 좀처럼 역전승이 없었다. 7회 이전까지 리드를 잡지 못한 경기에서 패배는 거의 기정사실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통해 KIA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야구격언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

저조한 팀 성적과 선수들의 줄부상, 홈구장에서 끊이지 않은 사건사고 등 갖은 악재 속에 좀처럼 얼굴이 펴질 일 없던 홈팬들에겐 모처럼 웃음을 선물한 즐거운 사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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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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