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울렁증' 전북, 포항만 만나면 ‘고양이 옆 쥐 신세’


입력 2014.05.07 11:17 수정 2014.05.07 11:20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챔피언스리그 1차전서 포항에 1-2 역전패

지난해 9월 이후 포항전 5연패 ‘징크스’

전북이 포항에 또다시 덜미를 잡히면서 최강희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 전북 현대

최근 전북은 포항만 만나면 고양이 옆 쥐 신세다.

전북은 지난해 9월부터 포항과 다섯 차례 만났지만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승부차기 끝에 패했던 지난해 FA컵 결승전 포함 그중 네 번이 홈에서 열린 경기였다. 6일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도 1-2로 역전패, 이제 전북의 포항 울렁증은 징크스가 돼가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는 전북이 포항에 전혀 밀릴 것이 없다. 전북은 외국인 선수들을 가동할 수 있고, 비시즌 간 전력보강으로 K리그 절대 1강이라는 예상을 받을 만큼 호화멤버다.

반면 포항은 보강은커녕 지난해 우승멤버들 일부가 오히려 빠져나갔고 전북전을 앞두고는 김재성과 김승대 같은 주축 선수들마저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이번에도 승자는 포항이었다.

내용 면에서도 포항이 압도했다. 포항은 원정임에도 중원에서 우위를 점하며 전반부터 주도권을 움켜쥐었다. 전북이 선제골을 먼저 넣기는 했지만 이후 경기운영은 오히려 포항 쪽으로 더욱 기우는 모양새였다.

중원을 두껍게 해 수비를 안정화시키고 공수전환시에는 짧은 패스에 이은 빠른 역습으로 전북의 압박을 손쉽게 무력화시켰다. 포항의 중원사령관 이명주의 센스 있는 볼 배급과 경기운영이 돋보였다.

전북은 이날 포항의 노련한 경기운영에 말렸다. 포항 징크스에 대한 부담과 홈에서 승리에 대한 지나친 의욕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다. 전반 포항의 패스게임에 밀리면서 완급조절에 실패한 전북 선수들은 후반 들어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선제골 이후 오히려 흥분해 공수라인의 간격이 벌어지고 압박이 느슨한 틈을 포항이 놓치지 않았다. 손준호와 고무열의 득점 모두 전북의 실수에 의한 역습 상황에서 비롯됐다. 반면 원정에도 비겨도 된다는 여유 속에 포항 선수들의 집중력은 선제골 이후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상대의 긴장이 풀어진 틈을 타 바로 역습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에 배정된 카타르인 주심은 웬만한 몸싸움에는 휘슬을 불지 않았다. 물론 K리그 클래식에서라면 파울이 불릴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이날은 엄연히 챔피언스리그 경기였다.

최근 판정문제로 여러 차례 갈등을 겪었던 전북 쪽이 더 예민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심판판정과 상대의 기 싸움에 반응하다가 플레이의 맥이 끊기기 일쑤였다. 최강희 감독도 "우리 선수들이 순진하게 축구를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을 정도다.

포항은 지난해 FA컵과 K리그 클래식 더블에 이어 올해도 정규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 걸쳐 번번이 전북의 앞길을 막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K리그에서의 상승세가 기대에 못 미치는 가운데, 챔피언스리그마저 포항의 벽을 넘지 못한다면 시즌 다관왕에 도전장을 던진 전북의 자존심은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2차전에서 최강희 감독이 들고 나올 비책은 무엇일까.

이준목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준목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