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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미스테리가 풀렸다, 새정치는...안철수였다


입력 2014.05.16 09:39 수정 2014.05.16 19:39        김지영 기자

<기자수첩>안철수 생각이 국민 생각…안철수 사람 공천이 공천개혁

[기사 수정 : 2014.05.16 오후 7:35]

새정치연합 대표시절의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데일리안

지난 12일 새정치민주연합 전남지역 기초단체장 후보 공천심사와 경선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가까스로 해소됐다. 13일 당 최고위원회 추인에 이어 여론조사도 마무리됐다. 이의제기 시한이 지나면 후보자들은 16일 오후 6시까지 전남 선거관리위원회에 공천장 원본을 들고 가 후보등록을 마치면 된다.

최고위 추인까지 상황은 매우 급박하게 흘러갔다. 경선방식을 결정하기 위한 전남도당 공천관리위원회 회의는 안철수 대표 측 위원들의 보이콧 등으로 수차례 파행했다. 전남도당 공관위는 지루한 줄다리기 끝에 합의를 도출했으나, 이번엔 중앙당 최고위원회가 차일피일 공천심사 결과 추인을 미뤘다.

전남도당위원장인 이윤석 의원은 수차례 김한길·안철수 대표 측에 전화를 걸어 처리를 요구했으나, 당 지도부는 묵묵부답이었다. 결국 이 의원은 12일 오후 2시 당 의원총회에서 김한길·안철수 대표에게 그동안 참아왔던 불만을 쏟아냈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당 지도부가 너무 안이하게 생각해 서운하다. 당을 이렇게 제대로 이끌 수 없다면 차라리 당을 떠나라”면서 “안 대표가 가슴에 품고 있는 ‘나만이 유일한 대통령 후보’라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안 하겠다고 선언하고 새정치를 구현하면 그 진정성을 국민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성토했다.

결국 중앙당은 다음날 새벽 3시가 돼서야 부랴부랴 경선 일정과 공천심사 결과를 추인했다. 전남지역 기초단체장 공천을 위한 모든 절차는 지난 14일 밤에야 마무리됐다. 그간 안 대표는 “합의만 해오라”며 사태를 방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의제기 기한은 15일 밤까지. 이날 밤이나 16일 오전 최고위가 공천 결과를 의결하면, 후보는 16일 오후 6시까지 공천장 원본을 들고 전남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해야 한다. 자칫 의결이 늦어지면 등록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당 지도부의 무성의에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들만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김 대표의 행실도 문제가 됐다. 당초 이낙연 의원이 전남지사 후보로 선출됐으나 ‘당비대납’ 논란으로 재경선 목소리가 높아졌다. 김 대표는 지방지 기자들과 오찬 자리에서 후보 교체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때문에 김 대표가 자신의 측근인 주승용 의원을 내세우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안 대표 측과 구민주계 간 갈등으로 경선 과정에서 파열음이 난 곳은 전남뿐 아니다. 광주, 안산에서도 두 대표의 지분 챙기기로 당내 갈등이 빚어졌다.

대표적인 지역은 구민주당의 성지로 불리는 광주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황금연휴 전날이었던 지난 2일 밤 광주시장 후보로 윤장현 전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전략공천키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당 지도부는 광주시장 출마를 준비하던 이용섭 의원, 강운태 현 광주시장에게 어떤 의견도 묻지 않았다.

광주시장 후보 전략공천 결정에 안 대표의 ‘지분 챙기기’, ‘자기 사람 심기’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 의원과 강 시장은 “이는 우리 정치역사상 가장 구태스러운 정치 행태이며, 안철수가 그토록 주장해 온 새정치의 실체가 얼마나 허구인가를 여실히 증명해 주는 것”이라며 탈당, 무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결정을 물리지 않았다. 오히려 두 대표는 윤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오는 17일 광주를 방문하는 일정을 잡고 있다. 이와 관련, 민병두 선대위 공보단장은 “‘혼낼 일이 있으면 나를 혼내고 친구 장현이는 거둬달라’고 간절히 호소하면 마음이 풀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천 문제로 잡음이 발생한 곳은 공교롭게도 모두 새정치연합이 현역 단체장을 확보하고 있는 지역이다. 현재까지 선거 결과로 볼 때 호남이 야당의 텃밭이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안산시장은 민주당 출신 인사다. 특히 광주와 안산에서 전략공천된 후보의 경우, 여론조사상 2~3위에 머물던 인사다.

‘공천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전략공천을 단행하고 공천권에 개입한 안 대표는 아직도 ‘새정치’를 운운하며 당내 의원들을 훈계하고 있다. 당대표의 측근을 당선이 쉬운 선거구에 찔러넣는 게 어떤 의미에서 공천개혁이고, 새정치인지 의문이다.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약속은 언제 지켜질는지 모르겠다.

안 대표의 결정으로 나온 결과물과 당내 의원들의 말만 들어선 안 대표의 의도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간 행보를 바탕으로 생각을 유추하자면 대략 이렇지 않을까 싶다.

“안철수의 생각은 국민의 생각이다. 따라서 안철수가 내세운 후보는 민의가 담긴 후보이고, 안철수의 후보를 공천하는 것이 공천개혁이다. 안철수를 제외한 정치인은 구태세력이고,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기득권 행사가 아닌 새정치의 시작이다. 고로, 안철수가 곧 새정치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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