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0.435’ 이재원, 4할 타율 가로막는 3가지 장벽


입력 2014.05.30 10:24 수정 2014.05.30 11:1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개막 후 두 달 넘게 4할 타율 유지 중

적은 사사구, 포수 포지션, 타고투저 마이너스

개막 후 두 달 가까이 4할 타율을 유지 중인 이재원. ⓒ SK 와이번스

2014 프로야구가 시즌 일정의 3분의 1을 소화한 가운데 여전히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타자가 있다. 바로 4할 타율을 유지 중인 SK 이재원(27)이다.

이재원은 올 시즌 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435 5홈런 35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율 2위인 두산 오재원(0.394)이 최근 매서운 타격감을 보이고 있지만 이재원과의 격차는 여전히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지난 1982년 출범한 한국프로야구에서 4할 타자는 단 1명 배출됐다. 바로 프로 원년 MBC의 선수 겸 감독이었던 백인천이 주인공으로 무려 0.412라는 경이적인 타율을 기록했다. 이후 1994년 이종범(0.393), 1987년 장효조(0.387), 2012년 김태균(0.363) 등이 4할 타율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4할 타율이 어려운 이유는 6개월 이상 이어지는 긴 일정 속에서 컨디션 조절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보통 타자가 한 경기에 갖게 되는 타석 수는 다섯 차례 정도다. 여기서 2개 이상의 안타를 뽑아내야만 정확히 4할 타율을 유지할 수 있다. 당연히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재까지 이재원의 타격감은 합격점이다. 그는 44경기 가운데 안타를 치지 못한 경기는 고작 5경기에 불과하며, 20경기서 멀티히트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재원의 4할 달성 가능성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지 않고 있다.

먼저 이재원은 사사구의 숫자가 많지 않다. 44경기서 15개의 볼넷과 2개의 사구만을 얻어냈다. 출루율도 타율보다 4푼 정도 밖에 높지 않다. 반면, 타율 2위 오재원은 볼넷을 많이 골라내 오히려 출루율에서 이재원을 앞서고 있다.

4할 타율 달성에 있어 사사구가 중요한 이유는 타석 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경기 다섯 차례 타석에 들어서 2개의 안타를 뽑아냈다면 타율이 0.400이지만 여기서 볼넷 하나만 얻어도 타율은 0.500로 상승한다. 안타를 치기 위해서는 타격감을 끌어올리거나 유지해야 하지만, 볼넷은 타고난 선구안만으로도 얻어낼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4할 타율을 달성한 대부분의 타자들은 안타 생산보다 타석수를 줄여나가는데 집중했다. 1941시즌 타율 0.406을 기록했던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의 대기록 달성도 143경기 147볼넷-27삼진이라는 엽기적인 비율이 있기에 가능했다. 백인천 역시 출전 경기 수(72경기 42볼넷)가 적었던 게 4할 타율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뚜렷한 타고투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SK 역시 10점 이상 뽑아내는 다득점 경기를 수차례 치렀다. 점수가 많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타석에 많이 들어선다는 뜻이다. 이재원은 지난 17일 한화전에서 멀티히트(2안타)를 기록하고도 타율이 5리이나 하락했다. 7차례 타석에서 6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한 것이 이유였다.

이재원의 포지션이 체력소모가 많은 포수란 점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포수는 다른 포지션과 달리 경기 전, 후 상대 분석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여기에 투수들과의 호흡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며 수비 시 쪼그리고 앉아있다 보니 힘이 더 들 수밖에 없다.

비록 이재원이 4할 타율에 실패하더라도 선수 본인에게는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2006년 SK로부터 1차 지명을 받았던 이재원은 많은 기대를 모은 특급 유망주였다. 무엇보다 류현진을 거르고 선택받았기에 그동안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데뷔 9년 만에 비로소 비룡으로 진화한 이재원이 올 시즌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